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
어제:
306
전체:
5,022,936

이달의 작가
2008.11.23 10:19

무거운 숟가락

조회 수 320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지금까지 그 흔한 철봉에 턱걸이 하나 걸쳐 본 적 없다
스키장까지 아이를 데리러 가느라 급경사의 S라인을
핸들 꽉 붙들고 한 시간 동안 벌벌 기어 갔다 왔다
찬밥덩이를 해결하느라 김치 볶음밥을 반 시간 동안
꾹꾹 눌러 휘저었다
밥을 먹는데, 팔이 마취 주사 맞은 듯 어깨가 한 짐이다
“에이고오~, 숟가락 들 힘도 없데이~”
한 번씩 몸살을 하실 때마다 끙끙 앓던 울 엄마 목소리 간절하다
“할망구, 그 밥 다 먹나 안먹나 볼끼다”
째려보는 못된 딸년 앞에 두고도
"묵는거 버리모 죄 받는다 아이가"
밥 한 톨 남기지 않으셨던
먹성도, 몸집도 좋으셨던 주책바가지 울 엄마 보고프다
천국에서도 밥을 먹고 산다는데
숟가락 들 힘 펄펄 살아나셨을까나
아기 단풍잎만한 빈 숟가락 위에 일찌감치 떠나신
울 엄마 시름이 다 얹혀 있다

                                                                         2008-11-2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1 제2시집 이월란 2008.08.09 236
790 이월란 2009.12.09 351
789 제1시집 무통분만실 이월란 2008.05.08 444
788 무제사건 이월란 2009.12.20 349
787 무제(無題) 이월란 2008.05.10 317
786 제1시집 무정물(無情物) 이월란 2008.05.09 349
785 무서운 침묵 이월란 2009.04.07 278
784 무서운 여자 이월란 2008.05.10 305
783 무례한 사람 이월란 2008.05.08 385
782 무대 위에서 이월란 2011.07.26 269
781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08.10.25 366
780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14.10.22 172
»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2008.11.23 320
778 묘지의 시간 이월란 2010.09.06 477
777 이월란 2008.05.09 228
776 몸길 이월란 2010.10.29 472
775 견공 시리즈 몸가축(견공시리즈 20) 이월란 2009.09.04 391
774 몸 푸는 사막 이월란 2008.08.25 303
773 견공 시리즈 목욕타임(견공시리즈 39) 이월란 2009.10.14 276
772 제2시집 목소리 이월란 2008.05.10 252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