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by 이월란 posted Nov 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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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


                                                      이월란




당신이 오지 않아 찬밥을 먹습니다
일 없다고 집에서 쉬라 하기에 찬밥을 먹습니다
소태같은 장아찌에 물말아 먹습니다
따끈따끈 갓지은 밥처럼
인생의 오후엔 <오후의 희망곡>같은
희망을 아무도 선곡해 두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어이 목이 메어
따뜻한 눈물 한 방울 섞어 찬밥을 먹습니다
허루한 밥상같은 세상
찬밥은 허투루 씹어 삼켜도 따뜻한 목숨이 됩니다


                                                      2008-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