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9
어제:
288
전체:
5,021,720

이달의 작가
2009.01.16 10:34

오줌 싸던 날

조회 수 462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줌 싸던 날


                                                                                                           이월란



빈 속에 짠지랑 밥을 그득히 먹었겠다. 잘 때까지 계속 목이 말라 물 몇 사발을 들이켰겠다. 단디 오줌을 누고 잤는데도 밤새도록 오줌이 마려워 다리를 꼬고 발을 동동 굴렀다. 화장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 골목, 저 골목을 헤매다 겨우 찾은 통싯간. 가랑이를 벌리고 앉았는데 얼마나 오래 똥을 퍼지 않은 변소인지 엉덩이 바로 밑에까지 똥이 차올랐다. 또 다시 괄약근에 힘을 주고 참아야 한다고. 차오른 똥이 내 몸에 척척 발릴 것만 같은 질겁에 어금니를 꽈악 깨물고 참다 참다 요실금 환자처럼 비질비질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기어코 퍼질러 앉듯 힘을 빼버리고 봇물 터지듯 흥건해지는 오줌이 시원하기도 했는데. 오줌버캐인지 똥물인지 온통 세상이 건하게 다 풀어지고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내내 불안했는데. 왜 엉덩이가 떠떳미지근해오는건지. 허벅지까지 질척질척해오는건지. 다 쌌으면 벌떡 일어나 나가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죽을 힘을 쓰다가...... 쓰다가...... 눈이 번쩍 떠졌는데.


가시나! 다 큰기 오줌을 싸다이. 아이고 얄궂데이. 동네방네 소문낼끼다. 앞집 할매한테 가서 소금 한 바가지 얻어 온나 이따가. 잠지 매매 씻고. 이 엄동설한에 저 솜이불을 우짜란 말이고.


언니의 오줌꿈을 산 문희는 왕비가 되었다던데...... 이왕 쌀거 더 오래 쌌어야 하는건데......


                                                                                                                                             2009-01-1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51 병물과 물병 이월란 2009.07.27 267
1250 오후 3시 이월란 2009.11.21 267
1249 조회 이월란 2011.12.14 267
1248 영문 수필 Simulation of Disability 이월란 2012.02.05 267
1247 제1시집 고엽 이월란 2008.05.09 268
1246 너를 쓴다 이월란 2008.05.10 268
1245 홈리스 (homeless) 이월란 2008.05.31 268
1244 개가(改嫁) 이월란 2009.02.08 268
1243 견공 시리즈 살아남기(견공시리즈 106) 이월란 2011.05.31 268
1242 떠난다는 것 이월란 2011.09.09 268
1241 제2시집 벽 2 이월란 2008.09.14 269
1240 소포 이월란 2008.12.26 269
1239 제3시집 詩멀미 이월란 2009.01.15 269
1238 라식 이월란 2009.02.03 269
1237 돌아온 탕자 이월란 2009.07.27 269
1236 카멜레온 이월란 2009.10.17 269
1235 무대 위에서 이월란 2011.07.26 269
1234 숙명 이월란 2008.05.09 270
1233 밑줄 이월란 2008.05.10 270
1232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5.10 270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