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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9.01.16 10:34

오줌 싸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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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 싸던 날


                                                                                                           이월란



빈 속에 짠지랑 밥을 그득히 먹었겠다. 잘 때까지 계속 목이 말라 물 몇 사발을 들이켰겠다. 단디 오줌을 누고 잤는데도 밤새도록 오줌이 마려워 다리를 꼬고 발을 동동 굴렀다. 화장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 골목, 저 골목을 헤매다 겨우 찾은 통싯간. 가랑이를 벌리고 앉았는데 얼마나 오래 똥을 퍼지 않은 변소인지 엉덩이 바로 밑에까지 똥이 차올랐다. 또 다시 괄약근에 힘을 주고 참아야 한다고. 차오른 똥이 내 몸에 척척 발릴 것만 같은 질겁에 어금니를 꽈악 깨물고 참다 참다 요실금 환자처럼 비질비질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기어코 퍼질러 앉듯 힘을 빼버리고 봇물 터지듯 흥건해지는 오줌이 시원하기도 했는데. 오줌버캐인지 똥물인지 온통 세상이 건하게 다 풀어지고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내내 불안했는데. 왜 엉덩이가 떠떳미지근해오는건지. 허벅지까지 질척질척해오는건지. 다 쌌으면 벌떡 일어나 나가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죽을 힘을 쓰다가...... 쓰다가...... 눈이 번쩍 떠졌는데.


가시나! 다 큰기 오줌을 싸다이. 아이고 얄궂데이. 동네방네 소문낼끼다. 앞집 할매한테 가서 소금 한 바가지 얻어 온나 이따가. 잠지 매매 씻고. 이 엄동설한에 저 솜이불을 우짜란 말이고.


언니의 오줌꿈을 산 문희는 왕비가 되었다던데...... 이왕 쌀거 더 오래 쌌어야 하는건데......


                                                                                                                                             200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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