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9
어제:
176
전체:
5,020,860

이달의 작가
2009.01.16 10:34

오줌 싸던 날

조회 수 462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줌 싸던 날


                                                                                                           이월란



빈 속에 짠지랑 밥을 그득히 먹었겠다. 잘 때까지 계속 목이 말라 물 몇 사발을 들이켰겠다. 단디 오줌을 누고 잤는데도 밤새도록 오줌이 마려워 다리를 꼬고 발을 동동 굴렀다. 화장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 골목, 저 골목을 헤매다 겨우 찾은 통싯간. 가랑이를 벌리고 앉았는데 얼마나 오래 똥을 퍼지 않은 변소인지 엉덩이 바로 밑에까지 똥이 차올랐다. 또 다시 괄약근에 힘을 주고 참아야 한다고. 차오른 똥이 내 몸에 척척 발릴 것만 같은 질겁에 어금니를 꽈악 깨물고 참다 참다 요실금 환자처럼 비질비질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기어코 퍼질러 앉듯 힘을 빼버리고 봇물 터지듯 흥건해지는 오줌이 시원하기도 했는데. 오줌버캐인지 똥물인지 온통 세상이 건하게 다 풀어지고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내내 불안했는데. 왜 엉덩이가 떠떳미지근해오는건지. 허벅지까지 질척질척해오는건지. 다 쌌으면 벌떡 일어나 나가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죽을 힘을 쓰다가...... 쓰다가...... 눈이 번쩍 떠졌는데.


가시나! 다 큰기 오줌을 싸다이. 아이고 얄궂데이. 동네방네 소문낼끼다. 앞집 할매한테 가서 소금 한 바가지 얻어 온나 이따가. 잠지 매매 씻고. 이 엄동설한에 저 솜이불을 우짜란 말이고.


언니의 오줌꿈을 산 문희는 왕비가 되었다던데...... 이왕 쌀거 더 오래 쌌어야 하는건데......


                                                                                                                                             2009-01-1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영문 수필 Media and Politics 이월란 2010.12.14 174980
1650 영시 A Full Belly 이월란 2016.08.16 172696
1649 영시 E.R. God 이월란 2016.08.16 104173
1648 영시 A Tribe of Amen 이월란 2016.08.16 102579
1647 영문 수필 "A Call to Action: Turning Oppression into Opportunity" 이월란 2011.05.10 96232
1646 영문 수필 Stress and Coping 이월란 2011.07.26 78118
1645 영시 Persona 이월란 2016.08.16 77728
1644 영시 GI Bride 이월란 2016.08.16 76455
1643 영문 수필 Empathy Exercise 이월란 2011.07.26 76126
1642 영시 House for Sale 1 이월란 2016.08.16 71867
1641 영시집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이월란 2011.05.10 71515
1640 영문 수필 Go Through Disability 이월란 2013.05.24 46294
1639 영문 수필 Love in the Humanities College of Humanities 이월란 2014.05.28 40100
1638 영문 수필 Interview Paper 이월란 2014.05.28 39800
1637 영문 수필 IN RESPONSE TO EXECUTIVE ORDER 9066 이월란 2013.05.24 36878
1636 영시 Fall Revolution 이월란 2016.08.16 36195
1635 영문 수필 Blended Nation 이월란 2013.05.24 26320
1634 영시 The Time of the Cemetery 이월란 2016.08.16 25298
1633 영문 수필 Nation, Language, and the Ethics of Translation 이월란 2014.05.28 25009
1632 영문 수필 Nonverbal Effectiveness 이월란 2011.07.26 2424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