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9
어제:
353
전체:
5,022,636

이달의 작가
2009.01.22 12:54

샤갈의 窓

조회 수 389 추천 수 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샤갈의 窓


                                                                                                                 이월란



천지창조의 토카타가 시작되었어요. 사각의 팬터마임이 부르는 적막의 아수라는 영원하다죠. 야생의 골목을 지나 마굿간에서 튀어나온 눈이 큰 짐승들도 큰 눈의 깊이 만큼 마을이 되어요. 잃어버린 시간 만큼 날아올라요. 기억이 잃어버린 중력 만큼 떠 올라요. 마비된 집들은 곡마단의 서커스를 부르고 오후 3시 반에 목이 꺾인 시인은 고통의 오브제를 울부짖어요. 금단의 열매 아래 책형을 당한 아담과 이브를 이젠 용서하세요. 박해의 불길마저 꽃불처럼 피어나는 갈보리 언덕으로 가요. 구아슈로 피운 꽃다발 너머 자작나무 숲에서 자라는 영원한 마돈나를 기억하세요. 물구나무 선 지붕 아래 창들은 선하게도 많구요, 손이 큰 사람들은 날개를 키우네요. 오른손엔 어제, 왼 손엔 내일, 눈 속엔 오늘이 있어요. 어둠을 삼킨 날빛 누드의 미소로 세상을 가만히 조롱해요. 연인의 몽타주에 신록의 입을 맞추어요.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영혼의 커튼을 젖히고 마티에르의 붓질로 안개를 지우세요. 목 잘린 상념 아래 가슴까지 붉은 생리를 하는, 인어가 헤엄치는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영원의 이디시어 만발한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2009-01-2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1 디카 속 노을 이월란 2009.07.27 297
1050 공항대기실 이월란 2008.05.09 298
1049 제2시집 광녀 이월란 2008.05.10 298
1048 바람을 낳은 여자 이월란 2008.05.18 298
1047 나에게 말 걸기 이월란 2008.06.24 298
1046 바람의 혀 이월란 2008.10.21 298
1045 기억의 방 이월란 2009.01.27 298
1044 영문 수필 Ethnographic Fieldnotes of Utah-Korean 이월란 2011.07.26 298
1043 회향(懷鄕) 이월란 2008.05.09 299
1042 사랑 2 이월란 2008.05.09 299
1041 미로아(迷路兒) 이월란 2008.05.10 299
1040 백념(百念) 이월란 2008.09.03 299
1039 함박눈 이월란 2008.12.17 299
1038 고해 이월란 2011.10.24 299
1037 영문 수필 The Star-Bellied Sneetches 이월란 2012.02.05 299
1036 제1시집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5.09 300
1035 비의 역사 이월란 2009.01.07 300
1034 할머니의 시간 이월란 2009.04.21 300
1033 詩, 그 허상 앞에 이월란 2009.05.04 300
1032 견공 시리즈 세월에게(견공시리즈 107) 이월란 2011.05.31 300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