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1
어제:
307
전체:
5,024,492

이달의 작가
2009.01.22 12:54

샤갈의 窓

조회 수 389 추천 수 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샤갈의 窓


                                                                                                                 이월란



천지창조의 토카타가 시작되었어요. 사각의 팬터마임이 부르는 적막의 아수라는 영원하다죠. 야생의 골목을 지나 마굿간에서 튀어나온 눈이 큰 짐승들도 큰 눈의 깊이 만큼 마을이 되어요. 잃어버린 시간 만큼 날아올라요. 기억이 잃어버린 중력 만큼 떠 올라요. 마비된 집들은 곡마단의 서커스를 부르고 오후 3시 반에 목이 꺾인 시인은 고통의 오브제를 울부짖어요. 금단의 열매 아래 책형을 당한 아담과 이브를 이젠 용서하세요. 박해의 불길마저 꽃불처럼 피어나는 갈보리 언덕으로 가요. 구아슈로 피운 꽃다발 너머 자작나무 숲에서 자라는 영원한 마돈나를 기억하세요. 물구나무 선 지붕 아래 창들은 선하게도 많구요, 손이 큰 사람들은 날개를 키우네요. 오른손엔 어제, 왼 손엔 내일, 눈 속엔 오늘이 있어요. 어둠을 삼킨 날빛 누드의 미소로 세상을 가만히 조롱해요. 연인의 몽타주에 신록의 입을 맞추어요.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영혼의 커튼을 젖히고 마티에르의 붓질로 안개를 지우세요. 목 잘린 상념 아래 가슴까지 붉은 생리를 하는, 인어가 헤엄치는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영원의 이디시어 만발한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2009-01-2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1 붉은 전사 이월란 2010.06.12 454
1050 식기 세척기 이월란 2010.06.12 435
1049 캔들 라이트 이월란 2010.06.12 416
1048 견공 시리즈 개(견공시리즈 70) 이월란 2010.06.12 416
1047 영문 수필 Anger Management 이월란 2010.06.12 455
1046 헌혈카페 이월란 2010.06.07 472
1045 강촌행 우등열차 이월란 2010.06.07 662
1044 견공 시리즈 동거의 법칙(견공시리즈 69) 이월란 2010.06.07 690
1043 견공 시리즈 눈빛 환자(견공시리즈 68) 이월란 2010.06.07 360
1042 오타사죄 이월란 2010.06.07 377
1041 갈증 이월란 2010.06.07 422
1040 견공 시리즈 견공들의 인사법(견공시리즈 67) 이월란 2010.06.07 431
1039 견공 시리즈 개꿈(견공시리즈 66) 이월란 2010.06.07 413
1038 견공 시리즈 사생아(견공시리즈 65) 이월란 2010.06.07 366
1037 영시 윤동주시 번역 8 이월란 2010.06.07 525
1036 영시 윤동주시 번역 7 이월란 2010.06.07 558
1035 영시 윤동주시 번역 6 이월란 2010.06.07 550
1034 영시 윤동주시 번역 5 이월란 2010.06.07 1087
1033 영시 윤동주시 번역 4 이월란 2010.06.07 464
1032 영시 윤동주시 번역 3 이월란 2010.06.07 679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