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43
어제:
298
전체:
5,024,030

이달의 작가
2009.01.22 12:54

샤갈의 窓

조회 수 389 추천 수 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샤갈의 窓


                                                                                                                 이월란



천지창조의 토카타가 시작되었어요. 사각의 팬터마임이 부르는 적막의 아수라는 영원하다죠. 야생의 골목을 지나 마굿간에서 튀어나온 눈이 큰 짐승들도 큰 눈의 깊이 만큼 마을이 되어요. 잃어버린 시간 만큼 날아올라요. 기억이 잃어버린 중력 만큼 떠 올라요. 마비된 집들은 곡마단의 서커스를 부르고 오후 3시 반에 목이 꺾인 시인은 고통의 오브제를 울부짖어요. 금단의 열매 아래 책형을 당한 아담과 이브를 이젠 용서하세요. 박해의 불길마저 꽃불처럼 피어나는 갈보리 언덕으로 가요. 구아슈로 피운 꽃다발 너머 자작나무 숲에서 자라는 영원한 마돈나를 기억하세요. 물구나무 선 지붕 아래 창들은 선하게도 많구요, 손이 큰 사람들은 날개를 키우네요. 오른손엔 어제, 왼 손엔 내일, 눈 속엔 오늘이 있어요. 어둠을 삼킨 날빛 누드의 미소로 세상을 가만히 조롱해요. 연인의 몽타주에 신록의 입을 맞추어요.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영혼의 커튼을 젖히고 마티에르의 붓질로 안개를 지우세요. 목 잘린 상념 아래 가슴까지 붉은 생리를 하는, 인어가 헤엄치는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영원의 이디시어 만발한 샤갈의 창으로 오세요.

                                                                                                                  2009-01-2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1 나는 나를 통역한다 이월란 2009.05.12 284
530 나, 바람 좀 피우고 올께 이월란 2008.05.10 307
529 나 이제 사는 동안 이월란 2008.05.09 324
528 제2시집 꿈의 투사들이여 이월란 2008.05.10 352
527 꿈속의 꿈 이월란 2012.04.10 555
526 꿈꾸는 발 이월란 2010.02.12 511
525 제2시집 꿈꾸는 나무 이월란 2008.05.29 256
524 제1시집 꿈길 이월란 2008.05.09 315
523 제1시집 꽃처럼2 이월란 2008.05.09 253
522 제1시집 꽃처럼 이월란 2008.05.09 359
521 꽃이 될래요 이월란 2008.05.09 338
520 견공 시리즈 꽃의 알리바이(견공시리즈 29) 이월란 2009.09.16 402
519 제2시집 꽃씨 이월란 2008.05.10 251
518 꽃신 이월란 2011.07.26 283
517 꽃시계 이월란 2010.03.30 375
516 꽃샘추위 이월란 2008.05.08 393
515 꽃상여 이월란 2008.05.09 316
514 꽃불 이월란 2011.05.10 315
513 꽃병 이월란 2009.02.03 303
512 꽃물 이월란 2008.05.10 266
Board Pagination Prev 1 ...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