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2
어제:
194
전체:
5,030,381

이달의 작가
2009.01.27 13:00

I LOVE YOU

조회 수 294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I LOVE YOU


                                                                        이월란



주말 레스토랑 화장실, 손을 씻고 있는데 금발의 모녀가 들어왔다
엄마가 화장실에서 먼저 나와 손을 씻고 있는데 딸아이가 엄마를 부른다
왜, 하고 대답하니 I Love You, Mommy 한다
세면대 거울 속에서 눈이 마주쳐 웃고 있는 그녀에게 물었다
하루에 몇 번이나 저런 고백을 하나요, 한 스무 번쯤 해요
엉덩이를 까고 앉아서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을까
천날 만날 얼굴 맞대고 사는 엄마에게
Thank You 나 Sorry를 남발하며 사는 그네들이지만
저 I Love You의 남발도 남발이라고 해야 하나
낯선 화장실에서 예닐곱 살 짜리의 사랑고백은
눈밭 위에 핀 신비한 이국의 꽃처럼
처음 맡아보는 향기로운 배설물이었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해 보라, 사랑이 만들어진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해 보라, 사랑이 걸어 온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해 보라, 사랑이 머문다


I Love You, I Love You, I Love You
멀기만 했던, 아득하기만 했던, 거대하기만 했던,
자꾸만 사라지려고 했던 그 사랑이
바로 곁에서, 선명히, 사소하게도 동거 중인 것을


                                                                   2009-01-2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1 세상을 끌고 가는 차 이월란 2008.10.16 277
1050 세밑 우체국 이월란 2009.12.22 365
1049 세모의 꿈 이월란 2010.12.26 575
1048 세대차 이월란 2009.11.21 321
1047 성탄절 아침 이월란 2008.05.10 288
1046 성대묘사 이월란 2009.05.30 291
1045 제1시집 섬이 너를 부르거든 이월란 2008.05.09 336
1044 섬에 갇히다 이월란 2011.07.26 318
1043 섬그늘 이월란 2010.09.26 566
1042 섬 2 이월란 2010.05.21 407
1041 제1시집 이월란 2008.05.08 390
1040 견공 시리즈 설거지하는 토비(견공시리즈 56) 이월란 2010.03.05 394
1039 견공 시리즈 선텐 (견공시리즈 93) 이월란 2011.04.09 414
1038 선물 이월란 2008.05.09 236
1037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이월란 2008.05.10 323
1036 샤덴프로이데 이월란 2012.04.10 306
1035 샤갈의 窓 이월란 2009.01.22 389
1034 생즉원(生卽願), 생즉원(生卽怨) 이월란 2008.05.10 304
1033 견공 시리즈 생일카드 (견공시리즈 117) 이월란 2012.02.05 412
1032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364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