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봄

by 이월란 posted Jan 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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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봄


                                                        이월란




아침놀 타고, 남은 재를 뒤적이는
아직 붉은 국경을 넘는다
빛의 삼원색이 없어도 36.5도의 체온이 유지되던
타키온*이 날아다니는 허수의 나라를 너머
거짓의 연산이 진실을 능가하는 또 하나의 나라로
지구에서 혹성까지라도 째깍, 1초
매질(媒質)은 어디에 숨어 있었나
카타콤에서 기어나온 광신도처럼
어느 곳에 팔을 뻗쳐도 철망 까칠한 나만의 국경엔
늘 어린 봄이 자라고 있다
변성기를 거친 봄은 피내림 없이 파양된 경계를 넘어
성하의 폭염으로 자라기도
추일의 홍엽으로 자라기도
동토의 눈발로 자라기도 했다
봄의 콜라주로 자란 몸은 페이스 페인팅의 미소를 짓고
오늘도 무의식의 온돌 위에 그려진
꿉꿉한 현실의 지도를 들고
파피루스 위에 구불구불 그려진 국경을 넘는다
아직 어린 봄이 가시처럼 자라고 있는 레이더망,
아침마다 쪽문 빼꼼히 열린 국경을 넘는다
겨울바람이 히히힝 말처럼 웃고 간

                                                       2009-01-25
  



* 타키온(tachyon) : ꃃ〖물리〗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를 가지는 가상의 원자 구성 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