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31 06:10

달거리

조회 수 415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달거리


                                                    이월란




내 몸 속 ‘달’의 거리는 초승에서 그믐까지,
내장된 붉은 칩이 기억하는 무사분열의 악습은
하자 없는 리듬이라 하자
달빛 없는 거리는 너무 을씨년스러워
한 시절 밝혀두는 가로등이라 하자
한 보시기 쏟아지는 보름달같은 생명도
합법화된 살육이라 하자
손톱 자라듯, 머리칼 자라듯
양지 곁에 새순 돋듯 몽매히도 자라는
칩거 중인 질긴 生의 회로라 하자
구슬프게 건축된 물컹한 생신(生身)을 핏줄로 도는
무심한 웃음의 강줄기를 따라
무의식 중 밀애의 배를 띄운 아름다운 범죄라 하자
긴요한 계약만료의 계시가 진행 중인
정받이도 즐거운 암술의 씨방에 새겨진
창세기 1장 1절이라 하자
갈색 왜성이 반지름을 키우는 별들의 요람은
달마다 흔들리고
가벼운 별아기 장미꽃잎처럼 부서져 내리는,
둥글어가는 시간의 알집을 관측하는
거대한 마젤란의 망원경 렌즈에 잡힌
별똥별의 미네랄이라 하자
여하튼, 포궁의 자오선 가득 피비린내 나는
반란 중


                                               2009-01-2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7 거울 속 페로몬 이월란 2009.03.21 452
636 옹알옹알옹알이 이월란 2009.04.05 408
635 뜨거운 기억 이월란 2009.03.21 401
634 개작(改作) 이월란 2009.03.21 409
633 막장무대 이월란 2009.03.21 390
632 영시집 Island 2 이월란 2010.06.18 1168
631 기아바이 이월란 2009.02.14 482
630 엉기지 말라 그랬지 이월란 2009.02.14 406
629 고스트 이월란 2009.02.14 422
628 산눈 이월란 2009.02.14 402
627 울음소리 이월란 2009.02.14 520
626 체중계 이월란 2009.02.08 507
625 구신 들린 아이 이월란 2009.02.08 410
624 개가(改嫁) 이월란 2009.02.08 394
623 제3시집 첫 키스 이월란 2009.02.08 760
622 만삭 이월란 2009.02.04 427
621 황태자의 마지막 사랑 이월란 2009.02.04 477
620 라식 이월란 2009.02.03 384
619 꽃병 이월란 2009.02.03 422
» 달거리 이월란 2009.01.31 415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