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改嫁)
이월란
오욕(五慾)과 사별하고
칠정(七情)과 이혼한 날
나무 옆에 서서 후살이를 맹세했네
꽃도 버리고 잎도 떠나보낸 겨울나무는
순간의 동병상련에 눈이 먼 내게
헐벗은 팔짱을 끼워주고
찬바람 변함없이 그렇게 벗은 손
들고 서 있을 수 있느냐
묻지 않았네
묻지 않았네
수절하지 못한 변절의 더운 몸으로도
동목의 시린 뿌리
흉내라도 내며
뻗치고 있는 내게
찬바람도 나눠 마시랴
묻지 않았네
묻지 않았네
2009-02-06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51 | 시 | 꽃덧 | 이월란 | 2008.05.10 | 298 |
1050 | 제2시집 | 광녀 | 이월란 | 2008.05.10 | 298 |
1049 | 시 | 바람을 낳은 여자 | 이월란 | 2008.05.18 | 298 |
1048 | 시 | 나에게 말 걸기 | 이월란 | 2008.06.24 | 298 |
1047 | 시 | 바람의 혀 | 이월란 | 2008.10.21 | 298 |
1046 | 시 | 기억의 방 | 이월란 | 2009.01.27 | 298 |
1045 | 영문 수필 | Ethnographic Fieldnotes of Utah-Korean | 이월란 | 2011.07.26 | 298 |
1044 | 시 | 회향(懷鄕) | 이월란 | 2008.05.09 | 299 |
1043 | 시 | 사랑 2 | 이월란 | 2008.05.09 | 299 |
1042 | 시 | 미로아(迷路兒) | 이월란 | 2008.05.10 | 299 |
1041 | 시 | 백념(百念) | 이월란 | 2008.09.03 | 299 |
1040 | 시 | 함박눈 | 이월란 | 2008.12.17 | 299 |
1039 | 시 | 고해 | 이월란 | 2011.10.24 | 299 |
1038 | 영문 수필 | The Star-Bellied Sneetches | 이월란 | 2012.02.05 | 299 |
1037 | 제1시집 | 어떤 진단서 | 이월란 | 2008.05.09 | 300 |
1036 | 시 | 비의 역사 | 이월란 | 2009.01.07 | 300 |
1035 | 시 | 할머니의 시간 | 이월란 | 2009.04.21 | 300 |
1034 | 시 | 詩, 그 허상 앞에 | 이월란 | 2009.05.04 | 300 |
1033 | 견공 시리즈 | 세월에게(견공시리즈 107) | 이월란 | 2011.05.31 | 300 |
1032 | 시 | 식상해질 때도 된, 하지만 내겐 더욱 절실해지기만 하는 오늘도 | 이월란 | 2008.05.10 | 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