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1
어제:
286
전체:
5,023,550

이달의 작가
2009.02.08 14:15

체중계

조회 수 375 추천 수 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체중계


                                                              이월란



내게 아픔이 온 것은
새처럼 아픔이 온 것은 가벼워지기 위해서였으리
정확한 측량을 위해서라면
누더기같은 가식과, 신발창처럼 덧댄 보호막도
허물벗듯 훨훨 벗어버려야 하는 법
지금도 자라고 있는, 열망에 날리고 있는 머리칼 정도야
새털처럼 가벼워 외면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고
구근 들어낸 꽃처럼 기다림마저 삭제된 백지 위에서라도
빈집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다면
한 줌 어둠의 무게를 달아낼 수 있다면 싶어
비만해지는 상승욕구와 여윈 천성은 늘 상존하는 법
한번의 착지로 생의 수치를 가늠해버리는 습성으론
피하에 체지방처럼 쟁여 놓은 삶의 깊이마저 어차피 눈 밖의 일
오늘도 눈으로 흘린 물만큼 입으로 마셨고
하늘에서 내린 비만큼 안개같은 사람들도 증발했다는데
최소한의 연명선까지 미리미리 뼈와 살을 추려내고 싶다
슬픔의 무게가 좀 감해졌을까
세월의 무게가 좀 더해졌을까
맨발을 올려 본다
아날로그 계기판에 새겨진 기억의 진자운동
알몸으로 숫자를 벗겨내고 있다

                                                          2009-02-0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1 햇살 무작한 날엔 이월란 2008.05.09 273
1450 사람이 그리울 때 이월란 2008.05.09 432
1449 간이역 이월란 2008.05.09 289
1448 거부 이월란 2008.05.09 282
1447 기억 이월란 2008.05.09 335
1446 실내화 이월란 2008.05.09 273
1445 어느 시인 이월란 2008.05.09 327
1444 제1시집 꿈길 이월란 2008.05.09 315
1443 제1시집 당신, 웃고 있나요? 이월란 2008.05.09 302
1442 제1시집 새벽길 이월란 2008.05.09 290
1441 제1시집 파일, 전송 중 이월란 2008.05.09 369
1440 제1시집 살아도 거기까지 이월란 2008.05.09 322
1439 누전(漏電) 이월란 2008.05.09 350
1438 제1시집 빈가지 위에 배꽃처럼 이월란 2008.05.09 375
1437 제1시집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5.09 415
1436 제1시집 바람의 길 이월란 2008.05.09 378
1435 제1시집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월란 2008.05.09 321
1434 꽃상여 이월란 2008.05.09 316
1433 그 여자 이월란 2008.05.09 316
1432 제1시집 바람의 길 2 이월란 2008.05.09 347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