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99
어제:
149
전체:
5,027,255

이달의 작가
2009.02.08 14:15

체중계

조회 수 375 추천 수 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체중계


                                                              이월란



내게 아픔이 온 것은
새처럼 아픔이 온 것은 가벼워지기 위해서였으리
정확한 측량을 위해서라면
누더기같은 가식과, 신발창처럼 덧댄 보호막도
허물벗듯 훨훨 벗어버려야 하는 법
지금도 자라고 있는, 열망에 날리고 있는 머리칼 정도야
새털처럼 가벼워 외면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고
구근 들어낸 꽃처럼 기다림마저 삭제된 백지 위에서라도
빈집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다면
한 줌 어둠의 무게를 달아낼 수 있다면 싶어
비만해지는 상승욕구와 여윈 천성은 늘 상존하는 법
한번의 착지로 생의 수치를 가늠해버리는 습성으론
피하에 체지방처럼 쟁여 놓은 삶의 깊이마저 어차피 눈 밖의 일
오늘도 눈으로 흘린 물만큼 입으로 마셨고
하늘에서 내린 비만큼 안개같은 사람들도 증발했다는데
최소한의 연명선까지 미리미리 뼈와 살을 추려내고 싶다
슬픔의 무게가 좀 감해졌을까
세월의 무게가 좀 더해졌을까
맨발을 올려 본다
아날로그 계기판에 새겨진 기억의 진자운동
알몸으로 숫자를 벗겨내고 있다

                                                          2009-02-0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1 견공 시리즈 안녕, 엘리2 (견공시리즈 91) 이월란 2011.03.18 491
1450 비온 뒤 이월란 2010.04.13 491
1449 견공 시리즈 날아라 엘리(견공시리즈 89) 이월란 2011.01.30 490
1448 영시 윤동주시 번역 2 이월란 2010.06.07 490
1447 영문 수필 Between Public Morality and Private Morality 이월란 2010.12.14 489
1446 견공 시리즈 아무도 몰라요(견공시리즈 72) 이월란 2010.06.28 489
1445 가방 속으로 이월란 2010.01.04 489
1444 밤꽃 파는 소녀 이월란 2008.10.20 489
1443 견공 시리즈 이쁜 똥(견공시리즈 33) 이월란 2009.09.29 488
1442 위기의 여자 이월란 2009.06.06 488
1441 전당포 이월란 2011.10.24 487
1440 영문 수필 The Last Note 이월란 2010.02.12 486
1439 안개와 바이러스 이월란 2010.01.23 486
1438 오려두기와 붙여넣기 이월란 2009.07.27 486
1437 제1시집 동대문 이월란 2008.05.09 485
1436 평행선 이월란 2008.05.08 485
1435 제1시집 마음의 거리(距離) 이월란 2008.05.08 484
1434 제2시집 목걸이 이월란 2008.06.24 483
1433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82
1432 푸른 물고기 이월란 2010.09.26 482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