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2
어제:
276
전체:
5,028,766

이달의 작가
2009.02.08 14:15

체중계

조회 수 375 추천 수 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체중계


                                                              이월란



내게 아픔이 온 것은
새처럼 아픔이 온 것은 가벼워지기 위해서였으리
정확한 측량을 위해서라면
누더기같은 가식과, 신발창처럼 덧댄 보호막도
허물벗듯 훨훨 벗어버려야 하는 법
지금도 자라고 있는, 열망에 날리고 있는 머리칼 정도야
새털처럼 가벼워 외면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고
구근 들어낸 꽃처럼 기다림마저 삭제된 백지 위에서라도
빈집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다면
한 줌 어둠의 무게를 달아낼 수 있다면 싶어
비만해지는 상승욕구와 여윈 천성은 늘 상존하는 법
한번의 착지로 생의 수치를 가늠해버리는 습성으론
피하에 체지방처럼 쟁여 놓은 삶의 깊이마저 어차피 눈 밖의 일
오늘도 눈으로 흘린 물만큼 입으로 마셨고
하늘에서 내린 비만큼 안개같은 사람들도 증발했다는데
최소한의 연명선까지 미리미리 뼈와 살을 추려내고 싶다
슬픔의 무게가 좀 감해졌을까
세월의 무게가 좀 더해졌을까
맨발을 올려 본다
아날로그 계기판에 새겨진 기억의 진자운동
알몸으로 숫자를 벗겨내고 있다

                                                          2009-02-0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1 제3시집 새 4 이월란 2010.11.24 312
630 견공 시리즈 새 길 (견공시리즈 126) 이월란 2012.08.17 414
629 새떼 이월란 2008.11.19 238
628 새벽 이월란 2010.07.09 420
627 새벽기도 이월란 2008.07.06 207
626 제1시집 새벽길 이월란 2008.05.09 290
625 새벽무대 이월란 2008.05.08 331
624 견공 시리즈 새벽별(견공시리즈 31) 이월란 2009.09.23 306
623 새야새야파랑새야 이월란 2010.07.09 477
622 견공 시리즈 생각하는 개 (견공시리즈 94) 이월란 2011.04.09 394
621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364
620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573
619 견공 시리즈 생일카드 (견공시리즈 117) 이월란 2012.02.05 412
618 생즉원(生卽願), 생즉원(生卽怨) 이월란 2008.05.10 304
617 샤갈의 窓 이월란 2009.01.22 389
616 샤덴프로이데 이월란 2012.04.10 306
615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이월란 2008.05.10 323
614 선물 이월란 2008.05.09 236
613 견공 시리즈 선텐 (견공시리즈 93) 이월란 2011.04.09 414
612 견공 시리즈 설거지하는 토비(견공시리즈 56) 이월란 2010.03.05 394
Board Pagination Prev 1 ...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