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1
어제:
142
전체:
5,026,294

이달의 작가
2009.02.14 06:30

고스트

조회 수 253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스트


                                                                                                                          이월란



나는 벽처럼 서 있어요. 먹거리들은 곁눈질 하나 없이 수직으로 나를 관통하죠. 입 속의 치석으로 혹은 항문 근처에 난산의 흔적을 새겨놓은 헤모로이드의 돌기로 남아있기도 하지만요.


나는 건물처럼 서 있어요. 직립의 나를 사선으로 혹은 수평으로 관통해가는 세월은 엉성하게 스쳐도 늘이고 찢고 탈색시켜 군중 속을 빠져나왔을 때 들치기로 사라진 지갑처럼 뒤통수 멍해질 때까지 뇌관을 흐르고 있죠.  


새끼손가락만한 USB에 남아 있는 하, 사진 몇 장의 세월이 반평생 출사의 흔적이라니 핼쓱한 미소가 다중반사로 원형의 상을 맺은 곡두같은 낯짝, 번개무늬 창살에 걸어둔 맺음눈 속에 벽처럼 건물처럼 서 있는 저 낯익은 얼굴 하나.
                                                                  

                                                                                                                     2009-02-1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1 가시목 이월란 2008.05.10 385
1330 제2시집 가연(佳緣) 이월란 2008.07.20 267
1329 가윗날 이월란 2008.09.13 221
1328 가을 죽이기 이월란 2009.11.16 315
1327 제3시집 가을 학기 이월란 2013.05.24 311
1326 가을 혁명 이월란 2009.09.23 340
1325 가을귀 이월란 2009.11.25 353
1324 제2시집 가을나목 이월란 2008.05.10 380
1323 가을소묘 이월란 2008.05.10 296
1322 가을의 뒷모습 이월란 2008.05.08 389
1321 가을이 오면 이월란 2008.05.10 255
1320 가을주정(酒酊) 이월란 2008.05.10 276
1319 제2시집 가을짐승 이월란 2008.05.10 251
1318 가지치기 이월란 2008.07.13 220
1317 가짜 귀고리 이월란 2016.09.08 115
1316 각角 이월란 2010.08.08 386
1315 각주 좀 달지마라 이월란 2009.08.13 409
1314 간밤에 내린 눈 이월란 2009.12.15 328
1313 간이역 이월란 2008.05.09 289
1312 간장종지 이월란 2008.05.09 322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