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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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9.04.09 05:45

춤추는 가라지

조회 수 274 추천 수 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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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가라지



이월란(09/04/06)




넘들이 웃을 때 울면 넌 가라지
넘들이 울 때 웃으면 넌 영락없는 가라지


다들 호호 웃는데 킥킥거리며 웃어도
넌 가라지
다들 앙앙 우는데 흑흑 흐느낀대도
넌 영락없는 가라지


루저loser, 루저loser
그들이 의(義)의 가발을 쓰면 너도 당당히
똑같은 상표를 붙인 의(義)의 가발을 써야지
그들이 지난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샅샅이 알고 있다면
너도 손가락에 쥐가 나도록 전화를 돌려대며
토씨까지 다 외워버려야지
수화기를 들고 눈을 반짝이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저 성스러운 알짜배기들의 가십 앞에
쭉정이가 되어서야 가벼이 가벼이 가벼워져
가라지가 되어서야 가뿐히 가뿐히 가붓해져
알곡같은 저 거룩한 축복 앞에서
재앙을 섬기는 가라지처럼
앙재를 받드는 쭉정이처럼
펄펄 날아다니고 있다니, 춤이나 추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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