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9
어제:
223
전체:
5,028,976

이달의 작가
2009.04.22 12:07

너의 손은 빛이다

조회 수 318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의 손은 빛이다



이월란(09/04/20)




나는 플러그 꽂힌 전구 속 발갛게 달아오른 필라멘트가 들어있는 빛의 캡슐, 생의 고뇌에 꺾어지는 관절마다 화인 맞은 꽃이 피네 꽃이 지네 당의정같은 유리알을 벗기면 몰핀 섞인 가루약이 독 품은 꽃가루처럼 쌓여 있어 자, 이 고리타분한 캡슐을 터뜨리자 우주비행체의 기밀용기같은 서로의 몸 속으로 약물처럼 퍼지면 그 때 우리 서로를 진정하자 스위스치즈의 미세한 구멍같은 뇌관마다 자라나온 길가메시*의 머리칼에 새겨진 빛의 생식기를 본떠서 팔딱이는 서로의 가슴에 심자 가꾸자 빛의 비등점에서 피어난, 살아있어 아름다운 불꽃같은 목숨 환하게 숨거두는 그 날까지 우울한 세포들은 사육장처럼 흩어진 날개를 모아 경건한 의식처럼 서로를 밝혀두고 내일의 전투복 아래 천진하게 눈을 감자 살빛 전신에 빛으로 닿은 창을 내고 서로를 바라보면 꽃처럼 잦아드는 생의 소름 별보다 먼 곳으로 영혼을 떠나보내고 잠자는 너의 두 손은 아직도 나를 밝히고 있으니




* Gilgamesh : ꃃ〖문학〗고대 바빌로니아의 서사시에 나오는 주인공. 새 사료(史料)가 발견되어 실제 존재했던 지배자로서 역사성을 인정받았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영시 Deserve to Die 이월란 2016.08.16 33
1650 영시 No Trap 이월란 2016.08.16 35
1649 영시 A Secret 이월란 2016.08.16 36
1648 영시 A Toby's Confession 이월란 2016.08.16 36
1647 영시 The Spring 이월란 2016.08.16 36
1646 영시 The War of Roses 이월란 2016.08.16 36
1645 영시 The Castle of Tears 이월란 2016.08.16 36
1644 시평 황숙진 평론 이월란 2016.08.15 39
1643 영시 A Solitary Cell 이월란 2016.08.16 39
1642 영시 Little Question, Big Answer 이월란 2016.08.16 39
1641 영시 Mistranslation 이월란 2016.08.16 42
1640 영시 A Dea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3
1639 영시 The Island of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4
1638 영시 A Negro 이월란 2016.08.16 44
1637 영시 Island 이월란 2016.08.16 45
1636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5
1635 시평 백남규 평론 이월란 2016.08.15 47
1634 영시 Dead End 이월란 2016.08.16 47
1633 영시 The Secon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7
1632 영시 The Soul Card 이월란 2016.08.16 4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