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53
어제:
265
전체:
5,022,607

이달의 작가
2009.04.22 12:07

너의 손은 빛이다

조회 수 318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의 손은 빛이다



이월란(09/04/20)




나는 플러그 꽂힌 전구 속 발갛게 달아오른 필라멘트가 들어있는 빛의 캡슐, 생의 고뇌에 꺾어지는 관절마다 화인 맞은 꽃이 피네 꽃이 지네 당의정같은 유리알을 벗기면 몰핀 섞인 가루약이 독 품은 꽃가루처럼 쌓여 있어 자, 이 고리타분한 캡슐을 터뜨리자 우주비행체의 기밀용기같은 서로의 몸 속으로 약물처럼 퍼지면 그 때 우리 서로를 진정하자 스위스치즈의 미세한 구멍같은 뇌관마다 자라나온 길가메시*의 머리칼에 새겨진 빛의 생식기를 본떠서 팔딱이는 서로의 가슴에 심자 가꾸자 빛의 비등점에서 피어난, 살아있어 아름다운 불꽃같은 목숨 환하게 숨거두는 그 날까지 우울한 세포들은 사육장처럼 흩어진 날개를 모아 경건한 의식처럼 서로를 밝혀두고 내일의 전투복 아래 천진하게 눈을 감자 살빛 전신에 빛으로 닿은 창을 내고 서로를 바라보면 꽃처럼 잦아드는 생의 소름 별보다 먼 곳으로 영혼을 떠나보내고 잠자는 너의 두 손은 아직도 나를 밝히고 있으니




* Gilgamesh : ꃃ〖문학〗고대 바빌로니아의 서사시에 나오는 주인공. 새 사료(史料)가 발견되어 실제 존재했던 지배자로서 역사성을 인정받았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1 고별, 낙엽의 마지막 춤 이월란 2008.05.10 308
990 제2시집 타임래그 (timelag) 이월란 2008.05.10 308
989 해동(解凍) 이월란 2009.01.13 308
988 가슴에 지은 집 이월란 2009.01.02 308
987 미로캠 이월란 2008.05.10 309
986 제2시집 노을 1 이월란 2008.05.10 309
985 기억색 이월란 2008.09.18 309
984 견공 시리즈 한숨동지(견공시리즈 37) 이월란 2009.10.08 309
983 제3시집 할로윈 이월란 2009.10.21 309
982 추격자 이월란 2012.05.19 309
981 불치병 이월란 2008.05.08 310
980 제2시집 카시오페이아 이월란 2008.07.24 310
979 회명晦冥 걷기 2 이월란 2009.12.03 310
978 불면증 이월란 2014.06.14 310
977 차라리 이월란 2008.05.08 311
976 제1시집 골목길 이월란 2008.05.09 311
975 사랑 1 이월란 2008.05.09 311
974 만삭 이월란 2009.02.04 311
973 어둠의 입 이월란 2009.06.10 311
972 광복64주년기념 낭송축시 이월란 2009.08.25 311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