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
어제:
1,016
전체:
5,019,931

이달의 작가
2009.05.19 13:55

뮤즈에의 구애

조회 수 610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09/05/13)





왜 나는 안전한 순간의 언어를
위험한 영원에의 언어로 바꾸지 못해 안달하고 있나
나는 왜 엎드려 기도하는 흉상이 되고 말았나


금간 레코드처럼 한 소절만 되풀이 하는
나는, 타오르고 있는가
훅 불면 꺼지는 촛불의 비극으로
타오르고 있는가
소멸하고 있는가


비극을 연출하는
나의 시는 늘 일어서고 있다
늘 한 발을 떼고 있는 중이다
멀리 길을 떠날 참이다
멀리, 저 멀리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지는 나는
애원한다
목메게 호소한다
잠시 다시 걸터앉은 폼이
곧 또 떠날 조짐이다


이제 막 깊은 잠에서 깨어나 잠옷을 벗고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나는 외출복이 입혀지기 전
알몸의 시를 만지고 싶은 것이다
가슴 깊숙이 손을 넣고 흡혈의 귀기로라도
뜨거운 피를 나눠가지고 싶은 것이다


피로에 지친 말들에게 탄원하는
나의 증언에 반기를 들고
나의 눈 앞에서 모의를 시작하는
시는 늘 바람난 애인같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 쇠독 이월란 2012.05.19 579
110 견공 시리즈 큰 가슴, 작은 가슴(견공시리즈 55) 이월란 2010.02.15 581
109 버뮤다 삼각지대 이월란 2009.06.01 584
108 수필 사랑의 복수 이월란 2008.05.07 587
107 수필 타인의 명절 이월란 2008.05.10 589
106 황사 이월란 2008.05.07 591
105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594
104 비말감염 이월란 2010.08.22 597
103 겨울 갈치 이월란 2009.08.29 601
102 이혼의 꿈 이월란 2010.02.21 604
»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 2009.05.19 610
100 수필 회색지대 이월란 2008.05.07 611
99 그대가 바람이어서 이월란 2010.07.19 618
98 수신자 불명 이월란 2011.01.30 627
97 카인의 딸 이월란 2008.05.07 634
96 애모 이월란 2008.05.07 635
95 눈먼자의 여행 이월란 2010.01.29 635
94 향수(鄕愁) 이월란 2010.05.18 639
93 고양이에게 젖 먹이는 여자 이월란 2008.05.10 651
92 날씨 검색 이월란 2010.11.24 652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