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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05.30 02:17

천성(견공시리즈 3)

조회 수 302 추천 수 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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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견공시리즈 3)



이월란(09/05/20)




삼키는데 선수다
핥고 삼키는데 타고난 재주꾼이다
땀찬 내 겨드랑도 핥아 삼키고
쓰레기더미 집어오던 내 손도 핥아 삼키고
양치 시킨 치약도 핥아 삼키고
거품 북적이는 샴푸도 핥아 삼키고
미련히 흐르는 콧물도 핥아 삼키고
오줌 싼 사타구니도 핥아 삼키고
똥 밟은 뒷발도 핥아 삼키고


지켜보며 울렁울렁 비위가 강해지는데
악의 뿌리는 나의 척추를 따라 이미 접목되어 있었던 것이기에
숨겨진 진실은 늘 뒤가 구린 것이기에


세상에 널브러진 온갖 오물이 모두 내 속에서 나온 것임을 아는 것이다
청결한 듯 뱉어낸 토악질도 내 속에서 시작된 것임을 아는 것이다
추하고 악한 것이 처음부터 내 속에 고여 있었음을 아는 것이다
저 영물이
저 영민한 짐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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