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매(靈媒)
이월란(09/06/02)
꽃의 말을 알아듣기 시작했을 때부터
들리는 말수만큼 말수가 줄기 시작했다
나의 혀가 꽃잎처럼
자꾸만 얇아지고 또 붉어졌을 때
꽃에게 난 비로소 길이 되었다
내장을 말끔히 비워낸 공허한 통로로
나를 빠져나온 꽃의 넋이 백지 위에서
난제로 피어나고 있는데
낯선 영감으로
꽃의 방언으로
귀를 받아적는 손
꽃의 대변인이 되어
꽃잎이 떨어질 때마다
쿵! 받아적는데
창 밖의 꽃이 머엉하니
얼이 빠져 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31 | 시 | 귀성 | 이월란 | 2014.10.22 | 242 |
1230 | 시 | 귀여운 뱀파이어 | 이월란 | 2009.12.22 | 410 |
1229 | 시 | 그 땐 | 이월란 | 2010.01.19 | 336 |
1228 | 견공 시리즈 | 그 분의 짜증(견공시리즈 59) | 이월란 | 2010.03.22 | 444 |
1227 | 시 | 그 섬에 | 이월란 | 2008.05.10 | 287 |
1226 | 제3시집 | 그 순간이 다시 온다면 | 이월란 | 2010.02.28 | 380 |
1225 | 시 | 그 여자 | 이월란 | 2008.05.09 | 316 |
1224 | 시 | 그 이름 | 이월란 | 2008.05.10 | 232 |
1223 | 시 | 그가 사는 도시 | 이월란 | 2008.05.08 | 336 |
1222 | 제2시집 | 그곳엔 장마 | 이월란 | 2008.06.18 | 241 |
1221 | 시 | 그냥 두세요 | 이월란 | 2008.05.09 | 275 |
1220 | 시 | 그네 | 이월란 | 2008.05.10 | 227 |
1219 | 시 | 그녀 | 이월란 | 2010.02.12 | 354 |
1218 | 시 | 그녀는 동거 중 | 이월란 | 2009.05.12 | 443 |
1217 | 시 | 그녀에게* | 이월란 | 2008.11.30 | 267 |
1216 | 시 | 그녀의 리뷰 | 이월란 | 2011.05.10 | 338 |
1215 | 시 | 그녀의 펌프질 | 이월란 | 2009.04.17 | 527 |
1214 | 시 | 그는 지금, | 이월란 | 2012.08.17 | 398 |
1213 | 시 | 그늘 | 이월란 | 2011.04.09 | 386 |
1212 | 제1시집 | 그대 내게 다시 올 때에 | 이월란 | 2008.05.07 | 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