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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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9.06.17 14:24

사막식당

조회 수 442 추천 수 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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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식당



이월란(09/06/13)



업소마다 찾아다닐 일이 생겼다
다음은 어디인가요? 사막식당입니다
취리히처럼 살기좋다는 프로보
만년설 아득히 보이던 팀파노고스산이 코앞으로 닥친
낯선 도시의 식당을 찾아간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도 사막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가나
바다에서 온 사람들이 오아시스를 마시고 있을까
오막살이에 내걸린 오막살이 상호처럼
사막에 있는 사막식당을 찾아간다
삭막한 그 이름도 간판으로 내걸 수 있다니
삭막한 내 얼굴도 생명을 내걸고 걸어다니는 것처럼
광활한 곳의 신비도 간물 맞춰 요리해 줄까
가시열매 맺히는 황량한 본성도 남새처럼 버무려 줄까
횡한 모래바람의 정처없음도 바글바글 끓여
식탁 위에 주저앉혀 줄까
세사바람 속 별빛같은 메뉴가 선인장처럼 걸려 있을까
감출 것도, 치장할 것도 없는 고백같은 이름, 사막
가시들의 목마름을 순순히 자백하듯
사막같은 세상에 사막같지 않은 식당이리라
생각하며 갔는데, 가서보니
삼, 학, 식, 당
정지되어버린 건물도 꿈을 꾸고 있었다
학 세 마리 내려앉은 목포 앞바다가
육지로 잇댄 길찬 방조제를 따라
사막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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