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탕
이월란(09/06/19)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어도 먹고 싶지 않은 마지막 메뉴
약속을 마늘처럼 으깨어 넣고
상식을 파처럼 송송 썰어도 넣고
기본을 허물거리는 순두부처럼 홍야홍야 녹여
맹탕한 의식 위에서 상투 끝까지 골을 올려
짚신에 골치듯, 평평한 마음밭에 골내듯
보글보글 끓어 넘치는 빠진 골로 만든 탕을
주문하지 않아도 즐겨 배달해 주는 친절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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