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9 13:24

오일장

조회 수 448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일장



이월란(09/07/28)



그녀에 대한 나의 그리움이 이토록 끈질기리라
언질 한 번 준적 없는 그녀가 보고플 때면
울컥울컥 가슴장터에 오일장이 선다
바람의 유곽을 짓고 허물던 지아비 토닥여
쌈짓돈으로 집을 늘리던 그녀는
평화시장 오일장을 악동처럼 쏘다녔다
세월의 후미진 과수원에서 홍옥같은 추억으로
좌판을 벌이던 사람들사이로
그녀는 여전사처럼 행진했다
조무래기 입들을 간수하는 여두목처럼 활보했다
그녀의 가격흥정은 철천지원수의 목을 치듯 단호해서
소반 위에 얹혀질 적장의 목처럼 댕강 잘려지는 에누리는
동토의 바람처럼 모질기도 하여서
다신 따라나서지 않으리라 생심을 내어도
쭐래쭐래 따라나서던 그녀의 오일장터
엄마는 가장 용맹스런 장수였다
나의 꿈과 현실을 번갈아 매수하던 노련한 거간꾼이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7 똥파리 이월란 2009.06.17 420
996 사막식당 이월란 2009.06.17 517
995 제3시집 마루타 알바 이월란 2009.06.17 984
994 디카 속 노을 이월란 2009.07.27 391
993 골탕 이월란 2009.07.27 394
992 병물과 물병 이월란 2009.07.27 375
991 괄호 속에서 이월란 2009.07.27 409
990 립싱크 (lip sync) 이월란 2009.07.27 427
989 우렁각시 이월란 2009.07.27 383
988 돌아온 탕자 이월란 2009.07.27 383
987 견공 시리즈 神과 나 그리고 토비(견공시리즈 8) 이월란 2009.07.27 661
986 시스루룩(see through look)의 유물 이월란 2009.07.27 480
985 오려두기와 붙여넣기 이월란 2009.07.27 600
984 기도 이월란 2009.07.29 396
983 투명인간 이월란 2009.07.29 418
982 아버지의 뒷모습 이월란 2009.07.29 414
981 당신의 봄 이월란 2009.07.29 483
» 오일장 이월란 2009.07.29 448
979 통화 중 이월란 2009.07.29 424
978 시작노트 이월란 2009.08.01 498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