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먹고 사는 짐승 이월란(09/08/08) 날개 찢어진 자리 푸르죽죽 불에 덴듯 아물었을 때 생살처럼 돋아나던 시 소름돋듯 붉어지던 시 시를 먹고도 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이 시를 삼키고도 시의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애초에 날개같은 건 있지도 않았다고 빚더미에 앉은 듯 오늘도 쫓기는 네 발로 마약같은 시를 먹고 자꾸만 순해지는 이 야성 시의 독을 먹고도 요절하지 못하는 이 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