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96
어제:
276
전체:
5,025,618

이달의 작가
2009.09.12 02:04

화석사냥

조회 수 337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화석사냥



이월란(09/09/11)



유전자의 바다가 출렁이네요 진화의 물비늘을 입고 뭍으로 간 폐어 한 마리, 숨가삐 합장해버린 흔적 한 뼘은 사라지지 못한 기억의 처소였어요 접안렌즈 아래 확대된 눈물의 바다는 흉근 아래 냉동보관 중인 아린 정보였어요 실트암에 잠든 철들지 못한 유충의 배아였어요 밀도 높은 빙하의 향도 가득히 수정된 자리에 떨어지는 꽃자리 닮은 화석은 그리움의 촉수로 건져낸 툰드라의 땅이죠 기억을 도려낸 가슴 절개면을 따라 어둠이 실종되어버린 북극의 여름은 집도 절도 없어 멀지도 가깝지도 않고요 산맥은 솟았다 꺼지고 몽유의 꿈을 쫓듯 밤마다 돌아다니는 대륙을 딛고 살았어요 수직의 빙벽 가득 내가 살아 있었다는 가설이 당신의 눈 속에 설정되어 있었네요 포개어 잠든 마트로시카 인형처럼 난생도 태생도 아닌 꿈의 태반에서 이식된 사랑, 그 정체모를 분자의 농도와 눈물의 염기서열과 과거로 이어진 길을 찾아 베틀의 북처럼 날 사이를 오갔죠 물과 피가 교접하며 숨쉬는 바다와 뭍의 산소를 아가미로 걸러내야 했고요 마른 기억 사이로 내리는 젖은 발이 자라는 원시어 한 마리, 거울상으로 자라는 육손의 허우적거림으로 보난자를 꿈꾸는 손가락 사이 사이 물갈퀴가 자라네요 매몰되어버린 당신의 바다로 가는 길인데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1 견공 시리즈 단벌신사(견공시리즈 44) 이월란 2009.10.21 322
850 귀도(歸島) 이월란 2009.10.21 305
849 바람에 대한 오해 이월란 2009.10.21 477
848 제3시집 할로윈 이월란 2009.10.21 309
847 유명견 담비(견공시리즈 45) 이월란 2009.10.24 453
846 바람의 교주 이월란 2009.10.24 275
845 눈물 축제 이월란 2009.10.24 292
844 인생에는 포즈가 없다 이월란 2009.10.24 334
843 수목장 이월란 2009.10.24 363
842 손끝에 달리는 詩 이월란 2009.10.29 374
841 이브의 사과 이월란 2009.10.29 477
840 피카소 시집 이월란 2009.10.29 512
839 마르티넬라의 종 이월란 2009.10.29 383
838 첫눈 3 이월란 2009.11.03 306
837 견공 시리즈 안나푸르나의 눈물(견공시리즈 45) 이월란 2009.11.03 330
836 악질 시화 이월란 2009.11.03 331
835 백지 사막 이월란 2009.11.03 378
834 이별의 입 이월란 2009.11.03 407
833 굿 이월란 2009.11.11 319
832 견공 시리즈 토비의 늪(견공 시리즈 46) 이월란 2009.11.11 280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