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27
어제:
338
전체:
5,022,216

이달의 작가
2009.10.01 09:00

죽어가는 전화

조회 수 307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죽어가는 전화



이월란(09/09/28)



전화도 귀했던 시절, 공중전화 박스 속엔
<용건만 간단히>라는 표어가 붙어 있었다
세상이 변했어도 용건만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난이런사람이야알아서기어 하는 그룹과
세상에그랬대잖아 그룹의, 막상막하의 대결
지금도 맹훈련 중이지만 기는 연습은 역시 어렵다
직립의 동물은 어디서나 고개가 빳빳이 들린다
신나는 가십과 호구조사서를 들이미는 전화는
내게 영원한 결번이다
간단한 용건만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누구나 똥파리의 기질이 있다
구린내가 나는 쪽으로 몰려들기 마련
사람냄새가 나지 않으니 사람들이 날아들리 없다
가십에 귀가 어두운 방관자는 짐승만도 못했다
강아지들의 가십에만 솔깃한 걸 보면
나는 분명 개같은 여자였다


가슴의 용건을 어떻게 전화로 말하나
눈물의 용건을 어떻게 전화로 말하나
전화가 죽어가고 있다
입술의 용건이 없는 내게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91 제1시집 중독---詩들의 병동에서 이월란 2008.05.09 329
1390 중독 2 이월란 2010.07.09 532
1389 중간 화석 이월란 2011.09.09 313
1388 줄긋기 이월란 2009.01.15 402
1387 죽어도 싸다 이월란 2010.05.25 366
» 죽어가는 전화 이월란 2009.10.01 307
1385 주차위반 이월란 2010.02.28 442
1384 주중의 햇살 이월란 2010.04.23 330
1383 주정하는 새 이월란 2011.03.18 414
1382 주머니 속의 죽음 이월란 2008.06.10 335
1381 주머니 속 돌멩이 이월란 2011.10.24 496
1380 주망(蛛網) 이월란 2008.05.09 349
1379 견공 시리즈 주말의 명화 (견공시리즈 97) 이월란 2011.04.09 408
1378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은퇴예배 이월란 2008.05.10 313
1377 죄짐바리 이월란 2008.05.17 290
1376 좋은 글 이월란 2008.05.09 295
1375 졸개 이월란 2010.06.28 375
1374 조회 이월란 2011.12.14 267
1373 조연 이월란 2011.10.24 350
1372 제비집 이월란 2008.05.09 333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