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40
어제:
265
전체:
5,022,594

이달의 작가
2009.10.01 09:00

죽어가는 전화

조회 수 307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죽어가는 전화



이월란(09/09/28)



전화도 귀했던 시절, 공중전화 박스 속엔
<용건만 간단히>라는 표어가 붙어 있었다
세상이 변했어도 용건만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난이런사람이야알아서기어 하는 그룹과
세상에그랬대잖아 그룹의, 막상막하의 대결
지금도 맹훈련 중이지만 기는 연습은 역시 어렵다
직립의 동물은 어디서나 고개가 빳빳이 들린다
신나는 가십과 호구조사서를 들이미는 전화는
내게 영원한 결번이다
간단한 용건만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누구나 똥파리의 기질이 있다
구린내가 나는 쪽으로 몰려들기 마련
사람냄새가 나지 않으니 사람들이 날아들리 없다
가십에 귀가 어두운 방관자는 짐승만도 못했다
강아지들의 가십에만 솔깃한 걸 보면
나는 분명 개같은 여자였다


가슴의 용건을 어떻게 전화로 말하나
눈물의 용건을 어떻게 전화로 말하나
전화가 죽어가고 있다
입술의 용건이 없는 내게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91 견공 시리즈 목방울(견공시리즈 30) 이월란 2009.09.19 401
890 독종 이월란 2009.09.19 287
889 지구병원 이월란 2009.09.19 313
888 로봇의 눈동자 이월란 2009.09.19 478
887 견공 시리즈 새벽별(견공시리즈 31) 이월란 2009.09.23 306
886 견공 시리즈 겨울나기(견공시리즈 32) 이월란 2009.09.23 321
885 가을 혁명 이월란 2009.09.23 340
884 약속 이월란 2009.09.23 282
883 견공 시리즈 이쁜 똥(견공시리즈 33) 이월란 2009.09.29 488
882 사랑 9 이월란 2009.09.29 289
881 마른 꽃 이월란 2009.09.29 371
880 견공 시리즈 기묘한 족보(견공시리즈 34) 이월란 2009.09.29 379
879 제3시집 구두의 역사 이월란 2009.09.29 531
» 죽어가는 전화 이월란 2009.10.01 307
877 死語 이월란 2009.10.01 290
876 사랑이라 부르면 이월란 2009.10.01 270
875 견공 시리즈 카스트라토(견공시리즈 35) 이월란 2009.10.01 315
874 견공 시리즈 혼자 노는 사랑(견공시리즈 36) 이월란 2009.10.05 257
873 사각지대 이월란 2009.10.05 223
872 당신은 지금 이월란 2009.10.05 256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