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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9.10.05 13:13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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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



이월란(09/10/03)



퇴근 길, 회사의 정문으로 나오면 언제부터인지
왼쪽 갓길에 주차를 시켜놓은 차들이 즐비했다
좌회전을 시도하면 달려오는 차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어느새 진을 치고 있는 저 사각지대에 대해서
전문가에게 물어보리라 다짐했던 것이 몇 주째다
눈비가 올 땐 내리막으로 빠진 정문 앞길이
대형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이다
주차공간이 불경기로 남아도는데도 가까운 곳을 택한 것이겠지만
갓길 주차는 공공영역이라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인 알겠지만 꼭 물어보고 싶었다
서로의 안전을 위해서 주차장에만 주차를 시키게 할 순 없을까
좌회전을 시도할 때마다 머릿속에 단단히 적어 두어도
직진에 들어서는 순간 까맣게 잊었다가
다음 날 깜빡이를 넣고 목을 뺄때서야 다시 생각을 다잡는 것이었다
죽음이 내 코앞에 닥쳐올 때도 꼭 이렇지 싶다
팔팔하게 살아생전 이것만은 꼭 해보고 죽어야지
했던 것들이 씽씽할 땐 까맣게 잊고 있다
죽음이 다짜고짜 손 내밀고서야 벼락처럼 떠오를 것만 같다
야금야금 시야를 갉아먹고 있는 저 사각지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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