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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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9.10.05 13:14

당신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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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이월란(09/10/04)
  


건물은 백년도 더 된 것 같은데
건물 앞의 저 사인은 복고풍인가 초현대풍인가
과도한 친절로 새겨 놓은 완벽한 문장
YOU ARE ENTERING SALT LAKE COUNTY GOVERNMENT CENTER
갑자기 귀기가 목덜미를 스친다


당신은 지금 착각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중입니다
다시 한 번 냉철히 생각하고 걸음을 옮기십시오
당신은 지금 교만의 빌딩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초고층이지만 지은 이래로 안전점검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당신은 지금 정욕의 집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나가는 길은 피를 부르는 가시밭길입니다
당신은 지금 후회의 길목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훗날 무거운 걸음으로 지워내야 할 아주 가벼운 걸음이겠습니다
당신은 지금 지옥의 문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들어가는 문은 있어도 나가는 문은 없습니다
  

빌딩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것을
들어가다 말고 섬뜩, 정말 들어가야만 하는 곳인지
멈춰서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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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과수원댁

  2. 안락한 총

  3. 한숨동지(견공시리즈 37)

  4. 당신은 지금

  5. 사각지대

  6. 혼자 노는 사랑(견공시리즈 36)

  7. 카스트라토(견공시리즈 35)

  8. 사랑이라 부르면

  9. 死語

  10. 죽어가는 전화

  11. 구두의 역사

  12. 기묘한 족보(견공시리즈 34)

  13. 마른 꽃

  14. 사랑 9

  15. 약속

  16. 가을 혁명

  17. 겨울나기(견공시리즈 32)

  18. 새벽별(견공시리즈 31)

  19. 로봇의 눈동자

  20. 지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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