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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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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1 12:40

단벌신사(견공시리즈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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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벌신사(견공시리즈 44)



이월란(09/10/18)



토비 아저씨, 눈부셔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뭘 입고 나가지
근심하지 않아도 돼요, 예쁘게 보여야지
명품이 짝퉁되고 짝퉁이 명품되는
일평생 싣고 다니는 몸의 향기 하나로
비단털이 자라나오는 작은 베틀
밤새 돌리시나요


있는 그대로 나에요
보여지는 그대로 나에요


매일 눈부셔요, 토비 아저씨
옷장도 필요없고 서랍장도 필요없죠
한평생 입지 않아도, 벗지 않아도
부끄러운 맨살 대신 털코트 한 벌 자라고 있다면


잠드는 그대로, 잠깨는 그대로
눈부셔요, 토비 아저씨
초라한 살비듬 대신, 조악한 옷감들 대신
내 속에서 자라나오는 털 코트
한 벌, 나도 가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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