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40
어제:
265
전체:
5,022,594

이달의 작가
2009.11.03 12:03

백지 사막

조회 수 378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백지사막



이월란(09/11/01)



모래밭 위에 뜨는 하늘도 바다색이었다 낮에도 별이 뜨는 하늘로 열린 땅이란다 발기된 선인장 가시들이 가슴을 찌르는 누런 모랫길로 사바의 어둠이 신기루처럼 떠다녔다 단봉낙타의 등에 붙은 가슴을 갈라 목을 적실 때마다 차도르를 쓴 예쁜 화냥년의 젖은 사타구니를 만져보아야 했다 가슴 밑에 숨겨둔 꽃값 마저 헤아려 스러질 행간 한 뼘에 유곽 하나 짓고 잠들어야 했다 카라반의 황사 바람을 기다리는 나는 사막에 사는 눈 먼 포주였다 광활한 쓸쓸함의 지분을 사들이며 정착과 박해로 젖고 마르는 땅이었다 무색의 토착민을 침공한 검은 활자들의 난해한 길 위에서 기우제를 지내듯 가슴 깊이 엎드려 우는 사막이었다 잔모래를 한움큼씩 삼키고서야 호흡이 트이는 죽음의 바다에서 타클라마칸의 파도처럼 달려오는 땅이었다 내 것이 아닌 내가 나를 빌어 살고 있는 땅이었다 되돌아 나올 수 없는 하얀 땅, 백지는 사막이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91 집 밖의 집 이월란 2011.05.10 381
1090 견공 시리즈 굄(견공시리즈 104) 이월란 2011.05.31 381
1089 해체 이월란 2010.09.06 381
1088 착각 이월란 2010.06.18 381
1087 명절 목욕탕 이월란 2008.12.19 381
1086 제1시집 오줌소태 이월란 2008.05.09 381
1085 이 길 다 가고나면 이월란 2008.05.08 381
1084 제1시집 질투 이월란 2008.05.08 381
1083 절수節水 이월란 2010.07.09 380
1082 견공 시리즈 토비의 말 2(견공시리즈 61) 이월란 2010.04.27 380
1081 아이스크림 차 이월란 2011.09.09 380
1080 제3시집 그 순간이 다시 온다면 이월란 2010.02.28 380
1079 제3시집 詩人과 是認 그리고 矢人 이월란 2010.01.11 380
1078 제2시집 가을나목 이월란 2008.05.10 380
1077 뒷모습 이월란 2008.05.09 380
1076 나의 詩 이월란 2010.02.15 379
1075 견공 시리즈 기묘한 족보(견공시리즈 34) 이월란 2009.09.29 379
1074 유리기둥 이월란 2008.05.09 379
» 백지 사막 이월란 2009.11.03 378
1072 제3시집 흐린 날의 프리웨이 이월란 2009.09.04 378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