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57
어제:
274
전체:
5,025,403

이달의 작가
2009.11.03 12:03

백지 사막

조회 수 378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백지사막



이월란(09/11/01)



모래밭 위에 뜨는 하늘도 바다색이었다 낮에도 별이 뜨는 하늘로 열린 땅이란다 발기된 선인장 가시들이 가슴을 찌르는 누런 모랫길로 사바의 어둠이 신기루처럼 떠다녔다 단봉낙타의 등에 붙은 가슴을 갈라 목을 적실 때마다 차도르를 쓴 예쁜 화냥년의 젖은 사타구니를 만져보아야 했다 가슴 밑에 숨겨둔 꽃값 마저 헤아려 스러질 행간 한 뼘에 유곽 하나 짓고 잠들어야 했다 카라반의 황사 바람을 기다리는 나는 사막에 사는 눈 먼 포주였다 광활한 쓸쓸함의 지분을 사들이며 정착과 박해로 젖고 마르는 땅이었다 무색의 토착민을 침공한 검은 활자들의 난해한 길 위에서 기우제를 지내듯 가슴 깊이 엎드려 우는 사막이었다 잔모래를 한움큼씩 삼키고서야 호흡이 트이는 죽음의 바다에서 타클라마칸의 파도처럼 달려오는 땅이었다 내 것이 아닌 내가 나를 빌어 살고 있는 땅이었다 되돌아 나올 수 없는 하얀 땅, 백지는 사막이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1 아버지의 뒷모습 이월란 2009.07.29 338
850 견공 시리즈 토비의 나라(견공시리즈 7) 이월란 2009.06.10 338
849 빨간 구두* 1 이월란 2008.11.30 338
848 둥둥 북소리 이월란 2008.06.08 338
847 물 위에 뜬 잠 2 이월란 2008.05.10 338
846 제1시집 이월란 2008.05.10 338
845 꽃이 될래요 이월란 2008.05.09 338
844 눈길 이월란 2008.05.08 338
843 환각의 아이들 이월란 2012.04.10 337
842 제3시집 복사기 이월란 2011.12.14 337
841 합승 이월란 2010.05.18 337
840 화석사냥 이월란 2009.09.12 337
839 휴대폰 사랑 이월란 2008.05.10 337
838 제1시집 경계인 이월란 2008.05.09 337
837 외출 2 이월란 2012.02.05 336
836 날아오르는 사람들 이월란 2012.01.17 336
835 이중국적 이월란 2011.05.31 336
834 영시집 The Island of Language 이월란 2010.03.22 336
833 그 땐 이월란 2010.01.19 336
832 제1시집 섬이 너를 부르거든 이월란 2008.05.09 336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