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3
어제:
307
전체:
5,024,514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11.16 13:20

잠버릇(견공시리즈 47)

조회 수 284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잠버릇(견공시리즈 47)



이월란(09/11/09)



밤마다 히터 소리가 잦아진 늦가을부터 토비는 전용침대에서 나를 내려다보던 오만한 눈빛을 싹 거두어 버리고, 새벽동이 틀 때까지 나의 체온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움찔, 오밤중에 돌아누우려 뒤척이다보면 등 뒤에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있기도, 허벅지 옆에 거꾸로 드러누워 있기도, 코앞에 엎드려 코를 맞대고 있기도 했다. 어릴 때 잠버릇이 고약했던 너의 주인은 윗목의 책상 밑에까지 굴러가기도, 멀쩡한 이불 홑청을 뜯어 그 틈으로 기어들어가기도 했었는데. 엄만 이불 홑청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날 꺼내시며 깔깔깔 그러셨지. 니, 커서도 이카모 느거 신랑은 니 끌어 땡긴다꼬 밤새도록 애 깨나 잡숫겠다. 밤마다 몽유의 육박전으로 서방님 쌍코피라도 터뜨린다면 어쩔까나 했더니 철들면서 거짓말처럼 얌전히 잠자는 공주로 변신했던거지. 토비란 놈을 밤새 끌어 당기며 몇 번씩 눈을 떠도 피곤치 않은 것은, 짜증스럽지 않은 것은,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반려동물이 되었음이렷다. 잠버릇도 고약한 나의, 반려동물.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1 단풍 이월란 2008.10.14 198
1130 첫눈 이월란 2008.10.15 234
1129 세상을 끌고 가는 차 이월란 2008.10.16 277
1128 환승 이월란 2008.10.17 279
1127 심문 이월란 2008.10.18 239
1126 제3시집 세월 2 이월란 2008.10.20 212
1125 밤꽃 파는 소녀 이월란 2008.10.20 489
1124 바람의 혀 이월란 2008.10.21 298
1123 제3시집 공항대기실 2 이월란 2008.10.22 722
1122 흐림의 실체 이월란 2008.10.24 263
1121 이월란 2008.10.24 281
1120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08.10.25 366
1119 어둠숨쉬기 이월란 2008.10.26 225
1118 인사동 아리랑 이월란 2008.10.27 419
1117 피사체 이월란 2008.10.28 271
1116 부화(孵化) 이월란 2008.10.29 237
1115 제3시집 내부순환도로 이월란 2008.10.30 365
1114 단행본 이월란 2008.10.31 208
1113 낙엽을 읽다 이월란 2008.11.01 244
1112 여기는 D.M.Z. 이월란 2008.11.02 274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