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6
어제:
225
전체:
5,032,765

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09.11.25 11:01

독방

조회 수 340 추천 수 3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독방



이월란(09/11/25)



나는 아름다운 사형수
동거인은 축출 당했다
체포된 나의 범행은 철문처럼 육중하다
집행날짜는 깔깔 웃는 갓난아이의 혀밑에서
두 손 드는 서프라이즈
사방의 벽들이 돌아 앉아 가부좌를 튼
사각의 방 속에 정면으로 등록되었다
피나는 출생의 대가로 지불한 승리의 방
아무도 나를 들여다보지 못한다
월계수 잎을 드리운 호흡 없는 방
자꾸만 낮아지는 천장 아래
바람의 그림자가 스칠 때마다
창살에 목이 졸린 하늘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손바닥만 한 창으로 폭죽 같은 날이 밝아오면
감금당한, 더욱 허황해지는 이 독무
매일 밤 야반도주를 하는, 살아있다는 이 눈부신 치욕
망연히 눈뜨는 아침의 행방은
뼈집 사이로 까치발이 설 때마다 움푹 꺼지던 행간
배심원들의 눈엔 언제나 증인과 증언만이 보일 뿐
길을 잘못 든 듯, 나비 한 마리
한동안 날갯짓을 하다
창살 같은 나의 갈비뼈 사이로 날아가 버린다
나비가 날아간 길 따라 줄선 몸이
쩌억 갈라지고 있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1 견공 시리즈 단벌신사(견공시리즈 44) 이월란 2009.10.21 322
850 귀도(歸島) 이월란 2009.10.21 305
849 바람에 대한 오해 이월란 2009.10.21 477
848 제3시집 할로윈 이월란 2009.10.21 309
847 유명견 담비(견공시리즈 45) 이월란 2009.10.24 453
846 바람의 교주 이월란 2009.10.24 275
845 눈물 축제 이월란 2009.10.24 292
844 인생에는 포즈가 없다 이월란 2009.10.24 334
843 수목장 이월란 2009.10.24 363
842 손끝에 달리는 詩 이월란 2009.10.29 374
841 이브의 사과 이월란 2009.10.29 477
840 피카소 시집 이월란 2009.10.29 512
839 마르티넬라의 종 이월란 2009.10.29 383
838 첫눈 3 이월란 2009.11.03 306
837 견공 시리즈 안나푸르나의 눈물(견공시리즈 45) 이월란 2009.11.03 330
836 악질 시화 이월란 2009.11.03 331
835 백지 사막 이월란 2009.11.03 378
834 이별의 입 이월란 2009.11.03 407
833 굿 이월란 2009.11.11 319
832 견공 시리즈 토비의 늪(견공 시리즈 46) 이월란 2009.11.11 280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