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2
어제:
307
전체:
5,024,423

이달의 작가
2009.12.15 11:48

간밤에 내린 눈

조회 수 328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간밤에 내린 눈



이월란(09/12/10)



두 눈 속에 캄캄히 잠들었던 세상이 아침에 눈뜬
창마다 백지를 들고 서 있네
이제까지 서술해온 답지들은 모두 틀렸다고
다시 써내, 하는 하얀 청구서처럼
할 말이 많더구나, 어디 시작해봐 하는 것처럼
다시 첫 발자국을 찍어 보라네, 갓 태어난 것처럼
그렇게 색도 많고, 길도 많은 세상이 백지가 되었다네
저 순결한 땅을 밟으면 핸들을 쥔 두 손은
더욱 파리해질 것이네
바퀴들은 속력을 내지 못해 엉거주춤 헛돌기도 할 것이네
거울처럼 나를 비추기 시작하는 빙판길 위에 선 나는
두 발을 내려다 보는 것조차 힘겨우리네
백지 위에선 변명이나 해명보다는 나란히 걷는
네 개의 발자국이면 충분하다고
그래도 결백한 가슴으로
이별처럼 시린 눈은 한 번도 맞아 보지 못한  
맑은 이마로 달려가 나는 그냥, 말하겠네


눈이 왔어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1 야바위 이월란 2010.02.15 329
790 아멘족 3 이월란 2010.01.11 329
789 제1시집 중독---詩들의 병동에서 이월란 2008.05.09 329
788 제1시집 낭연(狼煙) 이월란 2008.05.09 329
787 원형나비 이월란 2008.05.09 329
» 간밤에 내린 눈 이월란 2009.12.15 328
785 똥파리 이월란 2009.06.17 328
784 오늘, 그대의 삶이 무거운 것은 이월란 2008.05.10 328
783 패디큐어 (Pedicure) 이월란 2008.05.10 328
782 기다림 이월란 2008.05.09 328
781 별이 된 사람 이월란 2008.05.09 328
780 오늘도 쌀을 씻는다 이월란 2008.05.09 328
779 영문 수필 Do you believe in fate, Neo? 이월란 2012.02.05 327
778 어느 시인 이월란 2008.05.09 327
777 시체놀이 이월란 2011.05.31 326
776 영문 수필 "Letting Go" 이월란 2011.03.18 326
775 스페이스 펜(Space Pen) 이월란 2008.05.10 326
774 눈 오는 날 1, 2 이월란 2008.05.10 326
773 견공 시리즈 거지근성(견공시리즈 22) 이월란 2009.09.12 326
772 방황 이월란 2008.05.08 326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