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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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 천연 스모키 화장의 진수를 보여주다 (견공시리즈 52)



이월란(10/01/08)



깜빡이는 토비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섬세한 아이라인이 그려져 있다
심심한 시간의 입맛을 다시는 토비의 입술을 보면
검은색 립스틱이 세밀하게 칠해져 있다
게으른 허공을 킁킁대는 토비의 코를 보면
콧잔등에 반질반질한 펄이 뿌려져 있다
거무틱틱 그을은 팜므파탈의 그늘마저 걸러진
밤마다 닦아내지 않아도 아침마다 새로 그려지는
노메이컵의 생얼굴이 사랑스러워, 사랑스러워
사랑도 고이면 썩어가는 인간의 눈 속에서
깜빡이는 얼굴에 자욱하게 공들인 천연의 단장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아
늙어가는 생얼굴에 눈꼽마저 달린
중년의 아침을 깨우는
보글보글, 말 못하는 네 발 짐승의
기막힌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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