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1
어제:
288
전체:
5,021,782

이달의 작가
2010.01.29 09:07

Ms. Jerilyn T. Solorzano

조회 수 441 추천 수 3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Ms. Jerilyn T. Solorzano



이월란(10/01/26)



칼같은 시간에 여유 있는 걸음으로 타박타박 걸어와
탁자 옆에 코트를 슬로우모션으로 벗어놓는 여자
책 한 권 달랑 꺼내 놓고 인사 한마디 없이
흥미없는 기억을 떠올리듯 저 게으른 눈동자
혀끝의 모터만은 최첨단이다
멍하니 입술만 쳐다보다, 페이지는 언제 말한건지
헐레벌떡 책장을 넘겨야만 한다
중간책상에 한 번씩 걸터앉는 엉덩이마저 차가운 여자
시를 많이 읽고 쓰라는 그녀는
성의 없이 프린터한 스케줄도 히떡히떡 던져주기 일쑤다
첫시간부터 700페이지의 교재를 종횡무진 누비는
그녀의 차가운 입술엔 냉담하고도 철저한 교수법이
못된 버릇처럼 숨어 있다


임신 5개월에 어그부츠가 잘 어울리는
러시아 소녀의 중대 목표는
학기말까지 아이를 출산하지 않는 것
그 여자, 설명 한 번 차근차근 해준 적이 없어
혼자 지껄이다 나가버리잖아
(그래, 첫 아이의 발길질로 깔깔대기엔
나의 아이들은 세상 밖에서 이미 장성해 있고
따뜻한 강의실만 찾아다니기엔
발품 팔며 걸어온 나의 길은 이미 너무 길다)
그 여자 수업, 난 곧바로 드랍했어
왜?
역시, 싸늘한 얼음공주의 이름은 너무 길었다
Because She's Bitch!


(최근에 쓴 시를 가져오라고 한다면 난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제목과 마지막 행을 한글로 바꾸는 것을)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1 제3시집 나는 취소되고 있다 이월란 2009.06.17 317
930 포옹 이월란 2012.02.05 317
929 제1시집 고백 이월란 2008.05.09 318
928 제1시집 망부석 이월란 2008.05.09 318
927 홍엽 이월란 2008.05.10 318
926 사용기간이 만료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월란 2008.05.10 318
925 우린 모르니까요 이월란 2008.05.10 318
924 푸코의 말 이월란 2008.05.14 318
923 너의 손은 빛이다 이월란 2009.04.22 318
922 통화 중 이월란 2009.07.29 318
921 섬에 갇히다 이월란 2011.07.26 318
920 투명인간 이월란 2009.07.29 319
919 굿 이월란 2009.11.11 319
918 詩의 체중 이월란 2009.11.25 319
917 눈물로 지은 밥 이월란 2012.02.05 319
916 눈물의 미학 이월란 2008.05.09 320
915 제1시집 핑계 이월란 2008.05.09 320
914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2008.11.23 320
913 E.R. 하나님 이월란 2009.06.06 320
912 견공 시리즈 연적을 위하여(견공시리즈 17) 이월란 2009.08.25 320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