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9
어제:
244
전체:
5,027,509

이달의 작가
2010.02.12 12:35

병신춤

조회 수 458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병신춤



이월란(10/02/02)



그는, 한 때 그렇게 살았단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수업 받고, 1시 반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하고
퇴근 후 바로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던 식당에 가서 설거지 하고
그래도 행복했었단다


마켓을 인수하곤 새벽 5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까지 오버타임하고
퇴근 후 마켓에서 자정까지 비디오 돌리고, 그냥 마켓바닥에서 자다가
다시 출근을 했었단다


그래도 한계는 늘 내부보다는 외부에 있었다고
그는 이제, 번지르르 벌려놓은 사업체들을 또 삐까뻔쩍 더 높이
쌓아 올리려 고심 중일까
장사치도 10년이 넘어야 알아준다는 이 더러운 세상에서
돈줄이면 목숨도 엎드린다는 이 기묘한 세상에서


유명세에 들러붙으면 철자법도 만들어낼 수 있는 이 신비한 세상에서
아부만 잘해도 진국이 되어 출렁이는 눈 뒤집히도록 즐거운 세상에서
분칠한 고고한 입술들이 하나같이 밑구녕에 붙어 있는 세상에서
창녀보다 더 창녀스러운 세상에서


아, 이 눈부신 세상에서 그만 눈이 멀어버리셨군요
장님 앞에서 고가의 지팡이를 선전하고 있는 저 현란한 거리의 간판들
병신 눈에도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제대로 장단을 맞추어야지요
더러운 목숨도 찬란히 유지하기 위해


그가 말하던, 이 더럽은 세상에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11 제1시집 만성 (慢性) 이월란 2008.05.09 256
910 견공 시리즈 말(견공시리즈 110) 이월란 2011.09.09 314
909 말반죽 이월란 2010.02.15 362
908 말발 끝발 이월란 2008.05.10 281
907 말하는 옷 이월란 2012.05.19 263
906 맛간 詩 이월란 2010.10.29 366
905 제1시집 망부석 이월란 2008.05.09 318
904 망할년 이월란 2009.08.01 455
903 매일 떠나는 풍경 이월란 2008.11.21 259
902 매일 짓는 집 이월란 2010.08.22 447
901 매핵기(梅核氣) 이월란 2010.04.23 382
900 맹물로 가는 차 이월란 2010.10.29 430
899 맹인을 가이드하는 정신박약자 이월란 2008.05.09 377
898 머리로 생리하는 여자 이월란 2010.01.07 545
897 머핀 속의 사랑 이월란 2008.05.10 240
896 견공 시리즈 먹고 죽은 귀신(견공시리즈 13) 이월란 2009.08.25 424
895 먼지 이월란 2008.05.10 251
894 이월란 2008.08.07 280
893 멍키, 학교에 가다 이월란 2009.10.11 315
892 명절 목욕탕 이월란 2008.12.19 381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