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9
어제:
176
전체:
5,020,860

이달의 작가
2010.02.12 12:35

병신춤

조회 수 458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병신춤



이월란(10/02/02)



그는, 한 때 그렇게 살았단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수업 받고, 1시 반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하고
퇴근 후 바로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던 식당에 가서 설거지 하고
그래도 행복했었단다


마켓을 인수하곤 새벽 5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까지 오버타임하고
퇴근 후 마켓에서 자정까지 비디오 돌리고, 그냥 마켓바닥에서 자다가
다시 출근을 했었단다


그래도 한계는 늘 내부보다는 외부에 있었다고
그는 이제, 번지르르 벌려놓은 사업체들을 또 삐까뻔쩍 더 높이
쌓아 올리려 고심 중일까
장사치도 10년이 넘어야 알아준다는 이 더러운 세상에서
돈줄이면 목숨도 엎드린다는 이 기묘한 세상에서


유명세에 들러붙으면 철자법도 만들어낼 수 있는 이 신비한 세상에서
아부만 잘해도 진국이 되어 출렁이는 눈 뒤집히도록 즐거운 세상에서
분칠한 고고한 입술들이 하나같이 밑구녕에 붙어 있는 세상에서
창녀보다 더 창녀스러운 세상에서


아, 이 눈부신 세상에서 그만 눈이 멀어버리셨군요
장님 앞에서 고가의 지팡이를 선전하고 있는 저 현란한 거리의 간판들
병신 눈에도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제대로 장단을 맞추어야지요
더러운 목숨도 찬란히 유지하기 위해


그가 말하던, 이 더럽은 세상에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히키코모리 이월란 2011.03.18 396
1650 흰긴수염고래 이월란 2010.01.04 545
1649 흙비 이월란 2010.03.22 523
1648 흔적 이월란 2008.08.28 282
1647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59
1646 제2시집 흔들리는집 / 서문 (오세영) file 이월란 2016.08.15 115
1645 제3시집 흔들리는 집 6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 이월란 2008.11.12 497
1644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73
1643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1642 제2시집 흔들리는 집 3 이월란 2008.06.16 201
1641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5.10 270
1640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해설 (임헌영) file 이월란 2016.08.15 168
1639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표4글, 시인의 말 file 이월란 2016.08.15 164
1638 제2시집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5.10 694
1637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77
1636 흑염소탕 이월란 2009.10.08 661
1635 흐림의 실체 이월란 2008.10.24 263
1634 제3시집 흐린 날의 프리웨이 이월란 2009.09.04 378
1633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58
1632 흐린 날 이월란 2008.05.10 29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