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91
어제:
751
전체:
5,048,271

이달의 작가
2010.02.15 08:10

동태엄마

조회 수 501 추천 수 3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태엄마



이월란(10/02/12)



오랜만에 동태찌개를 끓인다
토막친 채로 얼었다 녹은 것들을 씻는데
몸통의 두붓살 같은 깔끔한 내장을 씻어내고 보니
대가리만 개수대 옆에 달랑 남아 있다
이걸 버릴까 말까 순간의 딜레마 속에서 눈알을 굴리는데
불쑥 나타나 혀를 차시는 저승의 엄마
이 대가리를 넣어야 국물이 시원한기라
대가리들이 제대로 굴러야 세상국물도 시원해지고
동그란 눈이 그대로 붙어 있는
동태 대가리를 흐르는 물에 씻는데
붉은 혀가 임종의 언어로 굳어 있다
무엇이었을까, 마지막 순간 혀에서 잘린 그 말은
태어의 엄동설한이 화염으로 녹아내리고
보글보글 간을 맞추는데 삶겨버린 허연 눈동자를 치켜 뜨곤
벌어진 입속에 선명히 붙어 있는 혀가 자꾸만 말을 한다
동태보다도 더 차갑게 얼었다
더 뜨겁게 끓다 가신 동태엄마의 잔소리
이 대가리를 넣어야 국물이 시원한기라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1 소통왕국 이월란 2010.02.15 379
» 동태엄마 이월란 2010.02.15 501
929 나의 詩 이월란 2010.02.15 380
928 팔찌 이월란 2010.02.15 385
927 견공 시리즈 큰 가슴, 작은 가슴(견공시리즈 55) 이월란 2010.02.15 582
926 제3시집 개같은 3(견공시리즈 54) 이월란 2010.02.15 389
925 견공 시리즈 둔갑술(견공시리즈 53) 이월란 2010.02.15 420
924 야바위 이월란 2010.02.15 330
923 말반죽 이월란 2010.02.15 363
922 꿈꾸는 발 이월란 2010.02.12 512
921 브레인스토밍 이월란 2010.02.12 325
920 병신춤 이월란 2010.02.12 459
919 바람의 자식들 이월란 2010.02.12 435
918 이월란 2010.02.12 361
917 그녀 이월란 2010.02.12 355
916 야누스 이월란 2010.02.12 371
915 영문 수필 The Last Note 이월란 2010.02.12 487
914 눈먼자의 여행 이월란 2010.01.29 637
913 고래와 창녀 이월란 2010.01.29 574
912 Ms. Jerilyn T. Solorzano 이월란 2010.01.29 442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