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4
어제:
219
전체:
5,030,139

이달의 작가
2010.03.22 15:31

봄, 여름, 가을, 겨울

조회 수 466 추천 수 3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월란(10/03/14)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다고 배웠습니다
세월 속의 봄은 여름을 부르고
겨울이 지나면 또 다시 봄햇살이 찾아오지만
인생의 사계절은 단 한 번의 봄과
단 한 번의 여름과, 단 한 번의 가을과
단 한 번의 겨울로 끝이 납니다


봄꽃처럼 멋모르고 피었다 진 유년의 봄은
아스라한 기억 속에서 아직도 봄입니다
삶의 뜨거운 볕 아래 홀로 좌충우돌했던
청춘의 여름은 나 대신, 누가 살아온 계절이었을까요


육신의 낙엽이 소리없이 쌓이던 중년의 가을은
세상의 여느 계절보다 스산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계절 아래 검은 머리칼 위에는
흰 눈이 영원히 녹지 않을 것처럼 쌓여 있어
육신은 춥고 배고파도 마음만은 늘 봄입니다

  
단 한 번의 봄과
단 한 번의 여름과
단 한 번의 가을이
단 한 번의 겨울 속에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꼭 봄이 다시 찾아 올 것만 같습니다


사계절이 뒤섞여 걸어다니는 거리마다
겨울의 하얀 눈을 쓴 두 눈동자는
봄의 새싹처럼 설레이기도
여름의 찬란한 햇살처럼 뜨겁기도
가을의 붉은 단풍처럼 타오르기도 합니다


나를 싣고 달리는 세월의 바퀴가 덜컹일 때마다
나는 이제, 나를 내려놓을 준비를 합니다
굽어지는 허리가 고단할지라도
아, 얼마나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단 한 번뿐인 나의 계절들이었던가요
그 때는 결코 알지 못했던



--한국, 노인의 집에 드리는 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1 견공 시리즈 견공은 결코 웃지 않으신다(견공시리즈 6) 이월란 2009.06.10 342
970 견공 시리즈 토비의 나라(견공시리즈 7) 이월란 2009.06.10 338
969 gocks들 이월란 2009.06.10 386
968 나의 로미오 이월란 2009.06.10 340
967 비렁뱅이 어사또 이월란 2009.06.10 531
966 어둠의 입 이월란 2009.06.10 311
965 제3시집 나는 취소되고 있다 이월란 2009.06.17 317
964 똥파리 이월란 2009.06.17 328
963 사막식당 이월란 2009.06.17 442
962 제3시집 마루타 알바 이월란 2009.06.17 506
961 디카 속 노을 이월란 2009.07.27 297
960 골탕 이월란 2009.07.27 263
959 병물과 물병 이월란 2009.07.27 267
958 괄호 속에서 이월란 2009.07.27 316
957 립싱크 (lip sync) 이월란 2009.07.27 283
956 우렁각시 이월란 2009.07.27 294
955 돌아온 탕자 이월란 2009.07.27 269
954 견공 시리즈 神과 나 그리고 토비(견공시리즈 8) 이월란 2009.07.27 289
953 시스루룩(see through look)의 유물 이월란 2009.07.27 390
952 오려두기와 붙여넣기 이월란 2009.07.27 486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