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2
어제:
206
전체:
5,030,597

이달의 작가
2010.03.22 15:31

봄, 여름, 가을, 겨울

조회 수 466 추천 수 3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월란(10/03/14)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다고 배웠습니다
세월 속의 봄은 여름을 부르고
겨울이 지나면 또 다시 봄햇살이 찾아오지만
인생의 사계절은 단 한 번의 봄과
단 한 번의 여름과, 단 한 번의 가을과
단 한 번의 겨울로 끝이 납니다


봄꽃처럼 멋모르고 피었다 진 유년의 봄은
아스라한 기억 속에서 아직도 봄입니다
삶의 뜨거운 볕 아래 홀로 좌충우돌했던
청춘의 여름은 나 대신, 누가 살아온 계절이었을까요


육신의 낙엽이 소리없이 쌓이던 중년의 가을은
세상의 여느 계절보다 스산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계절 아래 검은 머리칼 위에는
흰 눈이 영원히 녹지 않을 것처럼 쌓여 있어
육신은 춥고 배고파도 마음만은 늘 봄입니다

  
단 한 번의 봄과
단 한 번의 여름과
단 한 번의 가을이
단 한 번의 겨울 속에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꼭 봄이 다시 찾아 올 것만 같습니다


사계절이 뒤섞여 걸어다니는 거리마다
겨울의 하얀 눈을 쓴 두 눈동자는
봄의 새싹처럼 설레이기도
여름의 찬란한 햇살처럼 뜨겁기도
가을의 붉은 단풍처럼 타오르기도 합니다


나를 싣고 달리는 세월의 바퀴가 덜컹일 때마다
나는 이제, 나를 내려놓을 준비를 합니다
굽어지는 허리가 고단할지라도
아, 얼마나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단 한 번뿐인 나의 계절들이었던가요
그 때는 결코 알지 못했던



--한국, 노인의 집에 드리는 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1 견공 시리즈 목방울(견공시리즈 30) 이월란 2009.09.19 401
770 제3시집 목격자 이월란 2009.09.16 435
769 제2시집 목걸이 이월란 2008.06.24 483
768 제2시집 모하비 이월란 2008.08.26 799
767 견공 시리즈 모자이크(견공시리즈 62) 이월란 2010.05.18 331
766 모순 이월란 2008.05.09 308
765 모래성 이월란 2012.01.17 261
764 제1시집 모놀로그----진실게임 이월란 2008.05.09 372
763 제1시집 모놀로그 서문/ 황금찬 file 이월란 2016.08.15 64
762 제1시집 모놀로그 / 표4글, 시인의 말 file 이월란 2016.08.15 334
761 모나크나비는 이월란 2009.04.14 345
760 명절 목욕탕 이월란 2008.12.19 381
759 멍키, 학교에 가다 이월란 2009.10.11 315
758 이월란 2008.08.07 280
757 먼지 이월란 2008.05.10 251
756 견공 시리즈 먹고 죽은 귀신(견공시리즈 13) 이월란 2009.08.25 424
755 머핀 속의 사랑 이월란 2008.05.10 240
754 머리로 생리하는 여자 이월란 2010.01.07 545
753 맹인을 가이드하는 정신박약자 이월란 2008.05.09 377
752 맹물로 가는 차 이월란 2010.10.29 430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