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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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4.05 00:50

봄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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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1



이월란(10/03/27)



봄볕 아래 내리는 눈이 참으로 어이없다
온종일 내리고도
온종일 눈물이었다


밤새 또 내렸는지
눈뜬 아침이 놀랍게도 겨울처럼 하얗다


빛은 내리는 눈을 다 삼켜버렸는데
어둠은 다 받아 품고 있었다
내가 자는 동안


낮은 하늘의 것도 땅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는데
밤은 자신을 가리는 눈을 죽은 듯이 안고 있었다


때론, 어둠이 필요한 것은
밝은 눈 아래 가리고 열 세워질 것들이
내리는 그대로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어둠이 좋은 것은
빛 아래 낱낱이 변색하고 녹아버리는 것들이
해 없는 밤엔 지나간 세월처럼 쌓이기 때문이다


온종일 눈이 내리고
온종일 눈이 녹은 날, 밤
눈은 그 때서야 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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