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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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4.27 12:41

어린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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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결혼



이월란(10/04/24)



어린 그녀는 결혼했다
그녀를 볼 때마다 눈물이 혈관마다 짭짤해진다
그녀도 가끔씩 운다
바비인형처럼 운다
어린 남편이 너무 사랑스럽다고

그녀의 어린 남편은 팔뚝에 푸른 로봇의 문신을 새기고 있다
아버지에게서 어릴 때 받은 장난감의 초상화란다

그의 어린 로봇이 치카치카 팔다리를 흔드는데
이혼율이 얼마라구?
50%? 후후, 그건 한 해 결혼한 머릿수에 누적된 모든 기혼자들의
이혼율을 갖다 댄 확률의 뻔뻔한 오류일 뿐이고
1000명당 5명 정도래
우린 왜 숫자 놀이에 지치지도 않을까
숫자에 절망하는 우리들의 아침은 왜 오늘도 이토록 눈부신걸까

그거 아니?
오리의 울음소리는 결코 메아리치지 않는다는 사실
토마토가 과일이 아니고 채소이듯 오이도 채소가 아니고 과일이란 사실
새벽녘에만 핀다는 노란 앵초꽃은 필 때마다 비누방울 터지는 소리를 낸다는 사실
샴페인 잔 속에 떨어진 건포도는 뜨고 가라앉기를 계속한다는 사실
사랑은 가슴에서 오지 않고 뇌하수체에서 온다는 사실

나는 어제도
장미부쉬 아래 알을 깐 오리가족의 울음소리를 저 록키산의 메아리로 들었었고
오이가 채소인 줄 알고 렌치드레싱에 꼭꼭 찍어 먹었었고
별밤 가득 노란 앵초꽃이 피는 소리를 밤새 들었었고
이산화탄소가 사는 백포도주 위에 건포도는 온종일 둥둥 떠있기만 했었고
실종되어버린 사랑이 가슴을 찾아 헤매는 소리에 종일 가슴이 저렸었는데
  
알지 못하는 내일이 입을 벌리고 있어
바닷속에는 육지를 150m까지 덮을 수 있는 눈물이 저장되어 있대잖아
오늘도 우리는 행복해야 하는데
죽도록 사랑해야만 하는데
물고 빠는 어린 두 입술이 나는 자꾸만 서러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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