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2
어제:
286
전체:
5,023,621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10.05.18 15:11

이별공부(견공시리즈 63)

조회 수 425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별공부(견공시리즈 63)


이월란(10/05/15)


인간엄마가 사라진지 이틀 째 토비는 우울증에 걸린 중환자 같았단다. 사람이 와도 짖지도 않고 출입문 앞에 쪼그리고 엎드려 몇 날 며칠을 보냈단다. 열 하루 집을 비우고 돌아오니 토비의 눈빛이 달라져 있다. 공항에서도 그리 반기지도 않았다. 반나절 외출 후에도 숨이 넘어갔던 토비여서 내심 걱정스러웠었다. 이번엔 정말 숨이 넘어갈까봐.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쳤으리라. 다시 새주인을 만드느라 마음을 다지고 또 다졌으리라. 남편과 나란히 서서 양치질을 하는데 내 발이 아닌 남편 발 옆에 엎드려 있다. 치약거품을 토해내는데 명치 끝이 시리다. 심심하면 사라지는 사람들, 토비는 더 이상 나를 믿지 않는다. 사랑해 줄께, 이뻐해 줄께, 같이 있어 줄께, 언어의 사기를 알아챈 것일까. 이별의 교과서를 토비에게서 다시 배운다. 결코 떠나지 않아. 다시 돌아올꺼야. 우스운 것이 혀와 입이다. 토비의 눈이 이제야 한마디 한다. 그리움이 없었다면 증오도 없었겠지요. 지금, 우리는 같이 있네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히키코모리 이월란 2011.03.18 396
1650 흰긴수염고래 이월란 2010.01.04 545
1649 흙비 이월란 2010.03.22 523
1648 흔적 이월란 2008.08.28 282
1647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59
1646 제2시집 흔들리는집 / 서문 (오세영) file 이월란 2016.08.15 115
1645 제3시집 흔들리는 집 6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 이월란 2008.11.12 497
1644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73
1643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1642 제2시집 흔들리는 집 3 이월란 2008.06.16 201
1641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5.10 270
1640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해설 (임헌영) file 이월란 2016.08.15 168
1639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표4글, 시인의 말 file 이월란 2016.08.15 164
1638 제2시집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5.10 694
1637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77
1636 흑염소탕 이월란 2009.10.08 661
1635 흐림의 실체 이월란 2008.10.24 263
1634 제3시집 흐린 날의 프리웨이 이월란 2009.09.04 378
1633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58
1632 흐린 날 이월란 2008.05.10 29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