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5
어제:
184
전체:
5,020,680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10.05.18 15:11

이별공부(견공시리즈 63)

조회 수 425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별공부(견공시리즈 63)


이월란(10/05/15)


인간엄마가 사라진지 이틀 째 토비는 우울증에 걸린 중환자 같았단다. 사람이 와도 짖지도 않고 출입문 앞에 쪼그리고 엎드려 몇 날 며칠을 보냈단다. 열 하루 집을 비우고 돌아오니 토비의 눈빛이 달라져 있다. 공항에서도 그리 반기지도 않았다. 반나절 외출 후에도 숨이 넘어갔던 토비여서 내심 걱정스러웠었다. 이번엔 정말 숨이 넘어갈까봐.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쳤으리라. 다시 새주인을 만드느라 마음을 다지고 또 다졌으리라. 남편과 나란히 서서 양치질을 하는데 내 발이 아닌 남편 발 옆에 엎드려 있다. 치약거품을 토해내는데 명치 끝이 시리다. 심심하면 사라지는 사람들, 토비는 더 이상 나를 믿지 않는다. 사랑해 줄께, 이뻐해 줄께, 같이 있어 줄께, 언어의 사기를 알아챈 것일까. 이별의 교과서를 토비에게서 다시 배운다. 결코 떠나지 않아. 다시 돌아올꺼야. 우스운 것이 혀와 입이다. 토비의 눈이 이제야 한마디 한다. 그리움이 없었다면 증오도 없었겠지요. 지금, 우리는 같이 있네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1 큰 바위 얼굴 이월란 2010.05.25 412
1030 노교수 이월란 2010.05.25 349
1029 견공 시리즈 그리움 6(견공시리즈 64) 이월란 2010.05.25 345
1028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 2010.05.21 503
1027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594
1026 섬 2 이월란 2010.05.21 407
1025 픽션과 논픽션 이월란 2010.05.21 499
1024 합승 이월란 2010.05.18 337
1023 낯선 곳에 가면 이월란 2010.05.18 475
1022 향수(鄕愁) 이월란 2010.05.18 639
1021 도시인 이월란 2010.05.18 362
» 견공 시리즈 이별공부(견공시리즈 63) 이월란 2010.05.18 425
1019 견공 시리즈 모자이크(견공시리즈 62) 이월란 2010.05.18 331
1018 마음의 병 이월란 2010.05.18 409
1017 기적 이월란 2010.05.02 358
1016 영시집 Without You, the Thing Which Loves You Is 이월란 2010.05.02 561
1015 영시집 Walking the forest path 이월란 2010.05.02 20894
1014 영시집 A Wheelchair and an Equation 이월란 2010.05.02 440
1013 영시집 A hunch 이월란 2010.05.02 471
1012 영시집 Jealousy 이월란 2010.05.02 423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