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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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5.18 15:12

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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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


이월란(10/05/11)
  

잠든 몸뚱이 위로 차들이 쌩쌩 달렸어요 발밑에선 전조등에 핏발을 세운 야간택시들이 잠꼬대하듯 줄지어 서 있는데 저들의 이부자리는 지구 반대편에 깔려 있는 걸까요 헬리오스 호프집이 양수 같은 네온사인을 터뜨리며 밤새 몸을 풀고 있네요 태양의 아이들은 어느새 다 자란 몸으로 태어나 휘청휘청 불바다를 걸어다니기 시작하구요 무덤속 같은 지도(地道)에서 삼킨 지하철의 소음을 뱉어내며 땅 위로 기어오르는 야행성 동물들은 하루살이꽃처럼 절박했어요 18‘C의 방에서 66’F의 잠을 4시간이나 더 잘 수 있는 시각, 모국의 언어로 환산을 하자면 짧기만 한 이방인의 밤이 하얗게 질렸지요 에로틱 서스펜스가 코메디로 끝나버린 조조할인 영화를 보고, 종로에 지어 놓은 시골집에서 선지국에 태양을 말아 먹고, 밤새 마신 술과 안주를 한 바가지 토해 놓곤 다시 끄덕이며 들여다보고 있는 이상한 나라, 쪼그려 앉아 오바이트를 하는 시큼한 신물이 내 속에서 올라오네요 매일 관통해야 사는 어둠의 통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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