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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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5.18 15:14

낯선 곳에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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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 가면


이월란(10/05/13)


낯선 곳에 가면 늘 목이 마르다
낯익은 빗물이 내려도
바싹 마른 사람들이 짧은 계절처럼 지나가는
낯선 곳에 가면 발목까지 마르다
낯선 사람들의 낯선 이야기
6년 째 각방을 쓴다는 그녀는
어느 날, 미친년처럼 집을 뛰쳐나가
처음 만나는 남자와 섹스를 하고 싶기도 했단다
삶의 하체는 들여다보지 않을수록 멀어지는
형이하학적인 진실, 사유도 직관도
우습기만 한 콘크리트 속의 사이언스처럼
관절마다 물이 차올라
질속까지 젖고 난 후에도
집을 집이라 말하지 못했었는데
밤마다 일어나 마시던 생수처럼
목빠지게 그리운 것들은
팔 한 번 굽히고 펴는 거리 안에 살고 있었다
웬일인가
귀로 위의 건조한 지붕들 아래
산물 흐르는 소리, 이제야 들려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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